유진투자證, 인수 후보 6곳 물망

더벨 전병윤 기자 2008.09.2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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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l Story]롯데·KB·HSBC 등 포함..대림산업도 거론

이 기사는 09월19일(15:2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유진투자증권 (4,820원 ▲35 +0.73%) 매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유진그룹이 매각 주관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 이르면 2~3개월내 매각이 완료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유진그룹은 복수의 국·내외 증권사에서 매각 주관사 제안을 받은 가운데 삼성증권과 크레디스위스(CS)를 유력 후보로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둘 모두를 주관사로 할 지, 둘 중 한곳에 맡길지 최고경영진의 의지만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M&A가 윤곽을 그리고 있다는 기대감을 반영, 유진투자증권 주가는 지난 18일 폭락장에서도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수의 증권사로부터 매각 주관사 제안을 받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진 게 없다"며 조기 매각설에 대해 선을 그었다.

◇리먼 사태...절호의 기회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유진그룹측과 달리 M&A 시장에선 벌써부터 구체적인 인수기업들이 거론되고 있다. 리먼 사태로 인한 증시 침체를 좋은 기업을 싸게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증권사의 몸값이 증시 조정으로 인해 떨어졌다는 점도 가격 부담을 덜어 주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자산운용사와 선물사를 갖고 있어 한번에 증권업 종합선물 세트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또 유진그룹이 하이마트 인수 후 빡빡해진 유동성에 숨통을 트기 위한 목적으로 유진투자증권을 매물로 내놓았기 때문에 가격 협상력에서 매수자에게 유리하다. 유진그룹이 '내우외환'을 겪어 M&A 시장의 관심을 끄는 흥행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셈.



◇롯데그룹 자금 조달..유진증권 인수용?

이에 따라 유진투자증권의 잠재적인 인수 후보군도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롯데그룹과 국민은행, HSBC 등이 인수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의 경우 금융사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증권업 진출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어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차입을 안 하는 보수적인 재무정책으로 유명한 롯데그룹이 이달 들어서만 호텔롯데, 호남석유화학, 롯데제과 등 6개 회사에서 회사채를 통해 6000억원이 웃도는 금액을 조달할 예정이다.



현금을 많이 쌓아두고 있는 롯데그룹으로선 이례적인 규모다. 이 때문에 자금의 용처로 유진투자증권의 인수 대금으로 일부가 쓰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롯데는 올초 매물로 나온 CJ투자증권 인수전에 뛰어든 바 있고, 지난해 푸르덴셜투자증권 매입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 투자자문업계 1위사인 코스모투자자문 인수 계약을 체결, 자산운용사 전환 계획을 밝히는 등 운용업계 진출에도 강한 의지를 드러내 유진투자증권 인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롯데가 최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회사인 '케이아이뱅크'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증권업 진출시 금융결제망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만 인수금을 적게 쓰기로 유명한 롯데그룹에겐 가격 조율이 M&A 성패를 가늠할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런 성향 탓에 롯데는 여러 차례 증권사 인수를 타진하다 막판에 손을 뺀 전력이 있다. ING그룹에 뺏긴 랜드마크자산운용도 비슷한 사례다. 더구나 코스모투자자문의 경우도 가격이 맞지 않아 속도를 못 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대한화재를 인수할 당시 비상장 계열사를 동원해 인수금을 분담했었다"며 "계열사인 호남석유화학을 주력으로 지분 인수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스모투자자문 인수 작업이 멈춰선 것도 가격 협상 외에 유진투자증권과 자산운용사 인수를 염두에 두고 저울질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KB증권 등 잠재 후보 쟁쟁..원주인 대림도 이름

지난해 소형사인 한누리투자증권을 인수했던 국민은행도 유력 후보자다. KB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지만, 대형사에 맞서 리테일이나 투자은행(IB) 부문을 강화하기엔 역부족인 상황. 올해 잇따른 신규 증권사 진출로 인력 확보마저 쉽지 않아 중형 증권사를 추가로 사들여야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3년 투자했던 인도네시아 은행 BII의 지분 매각을 앞두고 있어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회수, 이를 인수대금으로 사용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외국계 은행인HSBC도 잠재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HSBC는 국내 증권 서울지점을 갖고 있으며 종합증권사 설립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유진투자증권을 적당한 매물로 보고 있다는 것.

유진투자증권의 원주인인 대림산업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림산업은 유진투자증권의 전신인 서울증권을 세운 회사다. 지난 99년 외환위기 당시 소로스펀드 컨소시엄에게 지분을 넘겨 증권업에서 손을 뗀 바 있다. 유진투자증권을 되사 증권업 재진출을 노린다는 것.

대림산업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일각에선 대주주간 얘기가 오고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밖에 GS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HMC투자증권도 인수 대상군에 포함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자금시장이 악화되면서 차입에 의존해 M&A를 시도했던 기업들이 유동성 압박으로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재무 건정성이 좋은 기업들은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 적극적인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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