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코스닥 있겠다"던 맹세 어디가고…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2008.09.1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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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반토막되면서 변심? 먼저 간 기업들 고전

코스닥시장이 시가총액 10%를 잃을 위기다. 알짜배기 회사들의 엑소더스에 이어 압도적 대장주 NHN마저 코스피로 떠나겠다고 나섰다. NHN (159,900원 ▼700 -0.44%)은 코스닥 전체 시총의 10%를 넘는 코스닥의 공룡이다. 시총 2위부터 10위까지를 합쳐야 겨우 NHN 시총과 맞먹을 정도다.

NHN은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최근 애널리스트들과의 만남에서 "투자자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코스피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에 일단 시장은 환영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진 19일 장에서 NHN은 개장초부터 급등, 모처럼 15만원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증권 전문가들도 코스피 이전에 따라 인덱스 펀드 등에 편입될 수 있어 수급상 호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몇년째 코스닥을 대표하는 종목을 잃게 될 처지에 놓인 코스닥 업계는 충격적이란 반응이다.



그동안 엔씨소프트를 시작으로 다음 등 소위 잘나가는 코스닥 대장주들이 코스피로 옮기겠다고 나설 때마다 "시장이 어디든 상관없다"며 코스닥을 지키겠다던 모습을 철썩같이 믿었던 업계 관계자들로서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올들어 LG텔레콤과 아시아나항공이 코스피로 떠나며 2부 시장, 마이너리그 시장 취급을 받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대장주의 이탈 언급이 주는 데미지는 클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NHN이 코스피로 가겠다고 한 것 자체로 코스닥은 평가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시장임을 고백하는 것 아니냐"며 "그동안 코스닥을 통해 성장해 국내 대표기업 중 하나로 성장한 NHN이 코스닥을 이렇게 취급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관계자는 "주가가 30만원 갈때는 아무 말 없다가 반토막이 나니 시장 탓을 하는 게 과연 온당한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실제 주가 저평가를 이유로 코스피로 이전한 기업들이 이전 후 오히려 코스닥때보다 더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증권선물거래소(KRX) 코스닥시장본부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코스피시장으로 옮긴 26사중 22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이전 후에는 오히려 주가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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