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에버 품은 홈플러스, 이마트 넘보나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08.09.18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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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매각 없이 기업결합 승인… 대형마트 양강체제 굳어질 듯

공정위가 18일 홈플러스와 홈에버의 기업결합을 점포 매각 없이 허용해주면서 홈플러스가 희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7~10개의 점포를 매각해야 할 것이라는 당초 예측과 달리 유리한 심사결과를 얻은 것이다.

홈플러스는 이를 계기로 대형마트 부동의 1위인 이마트에 대한 대대적인 추격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홈플러스는 기존의 74개 점포와 홈에버 점포 35개를 포함해 총 109개의 점포를 확보하게 됐다. 업계 1위인 신세계 이마트의 점포수는 116개. 점포수 차이가 7개에 불과해 위협적인 2위가 됐다.

매출 격차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홈플러스(삼성테스코)의 연간 매출은 4조5863억원으로 이마트(7조5642억원)보다 3조원이나 차이가 났다. 하지만 일체의 점포매각 없이 홈에버 점포를 모두 인수하게 돼 매출 격차가 1조원대로 좁혀질 전망이다.



지난해 홈에버 매출은 1조5767억원홈플러스나 이마트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점포당 매출을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도 숙제다. 단순 합산하면 홈플러스 매출이 6조1630억원으로 상승하게 된다. 특히 450억원에 그치는 홈에버의 점포 1개당 매출을 홈플러스 매장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한다면 이마트와의 매출 격차는 8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더욱이 홈플러스는 지난 5월 이후 7개 점포를 신규로 출점하며 몸집을 늘리고 있다. 연내 3~4개 점포를 추가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이마트도 올해 안에 안성, 미아, 보령에 신규 점포를 출점할 계획이다.

반면 국내 대형마트 시장이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양강 체제로 굳어지면서 3위인 롯데마트는 시장 입지가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의 점포수는 58개로 1위인 신세계의 절반 수준이다.


홈플러스가 넘어야 할 내부의 벽이 남아있다.

홈플러스는 이미 이랜드리테일로 합병되면서 순탄치 않은 400여일을 보냈던 홈에버(옛 까르푸) 노조를 끌어안아야 한다. 무리한 M&A로 기업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막대한 손실을 봤던 이랜드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잡음 없는 내부 융합에 성공해야 한다.



홈플러스나 이마트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점포당 매출을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도 숙제다. 점포 매각 조치가 없었던 대신 금천·광명, 부산, 대전, 청주, 대구 칠곡지역 등 경쟁제한 가능성이 있는 5개 점포에서 '비교 대상 점포' 간 최저가격보상제도 실시해야 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역별로 가격을 책정하는 100개 상품을 제외하면 모든 상품 가격이 전 점포에서 동일하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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