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올리고, 작품 한점 소장해 볼까나?

박정수 현대미술경영연구소 소장 2008.09.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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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미술품 투자와 감상법/아트페어의 계절

아트페어의 계절이 돌아왔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키아프(Korea International Art Fair)가 9월 19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10월1~13일까지 마니프(MANIF) 서울국제아트페어, 10월18~22일까지 SIPA(서울국제판화사진아트페어)가 서울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된다. 수백점, 수천점의 미술품을 관람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금이야 경기불황과 양도차익에 따른 세금문제로 다소 주춤거리기는 하지만 아트 페어가 한번 열리고 나면 미술계 전체가 시끄럽다. 올해도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엄청난 자금이 몰렸다는 소문은 여전히 일어날 것이다.



아트 페어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대규모 미술시장이다. 말하자면 정해진 날에 개설되는 미술의 장날 같은 것이다. 일정 기간 날짜를 정해놓고 작가와 화랑 등의 참가자들이 그림 판매의 장을 여는 것이다. 이런 미술 행사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간다. 한국 미술시장에 정말 투기의 바람이 불었나 싶을 정도로 혼잡하다. 2007년 어떤 아트 페어에서 170억원 매출이 있었다고 하지만 믿을 수 없는 숫자다.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트 페어만 끝나면 소문이 분분하다.

“완전 대박이야, 대박.”



“판매액이 몇백억이 넘었다구? 대체 누구 작품이 팔린 거야?”

“전화로 작품이 팔린다. 보지도 않고 산다는 거야.”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것은 아닌 듯싶다. 가까운 나라 일본은 버블경제 붕괴 이후로 미술시장도 거품이 많이 빠졌다고 하지만 미술시장을 2조원대로 보고 있다.


조성룡의 논문에 따르면(cafe.naver.com/artprice) 중국의 미술시장 규모는 7조원에 이르고 미술품 수집가도 75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인구 숫자가 워낙 많으니 우리와 견줄 방법은 없지만 경제 상황과 상관없이 미술시장은 나름의 규모와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미술품시장은 전 세계가 공통된 상황이다.

한국 미술시장은 아직 규모면에서는 그들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역동성은 그들에 못지않다. 성장을 계속하면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판단이다. 우리나라에서 미술품이 본격적으로 거래되기 시작한 것이 겨우 30년 정도인데도 빠르게 이만큼 성장한 것이다. 아직 외국시장과 어깨를 겨룰 수는 없지만 우리 미술시장의 위치와 상태가 만만치 않다는 게 느껴진다.



미국과 유럽에서 유명한 추상 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Rothko, 1903~1970)라는 사람의 추상화 ‘White Center·1950’이라는 작품이 우리나라 돈으로 670억원에 낙찰되었다. 지난 5월 홍콩 경매에서는 중국의 쩡판츠의 작품이 아시아 현대미술 최고가인 105억원에 낙찰되었다. 우리나라의 박수근 작품이 45억2000만원밖에(?) 하지 않는다. 양도세니 불황이니 하여도 우리나라 미술시장은 투자의 관점에서 아직은 맑음이다. 갈 길이 많다는 뜻이다. 모든 시장이 그러하듯이 미술품에도 가격의 등락폭은 당연히 존재한다. 이번 가을, 수많은 미술품을 감상하면서 눈높이도 키우고 미술품 한 점 소장해보자.
강술생. Just for Memory. 34×28cm. Acrylic on Canvas. 2008강술생. Just for Memory. 34×28cm. Acrylic on Canvas.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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