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추석 이후가 더 걱정"

머니투데이 이진우 기자 2008.09.1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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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영 등 한시가 급한데, 임단협 등 난제 산적"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특별한 경영일정 없이 조용히 보낸 추석연휴 기간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추석 전 슬로바키아로 출장을 다녀왔던 정의선 기아차 사장 역시 연휴기간 동안 썩 밝지만은 않은 표정이었다.

현대차 (250,500원 ▲4,500 +1.83%)기아차 (105,600원 ▲2,100 +2.03%) 모두 한 가닥 희망을 걸었던 '추석 전 임단협 타결'이 물 건너갔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재협상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노조 내부사정 등을 고려할 때 쉽사리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점도 큰 걱정거리다.



현대차가 2000년대 들어 추석 전에 임금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2001년 당시에는 임단협 교섭이 7월 말에야 시작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타결시기가 늦어진 측면이 있다. 기아차는 2000년대 이후 추석 이후까지 임단협을 끌고 간 전례가 없었다.

현대차의 한 고위 관계자는 15일 "현대·기아차 모두 임단협을 둘러싸고 노사간 공방이 계속 이어질 경우 대외적으로 이미지가 더 악화되는 것은 물론 수많은 협력업체들의 피해 등 적지 않은 부작용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 노조의 임단협 부결에 이은 파업강행, 기아차 노조의 '배부른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 등이 잇따르면서 각계에서 현대·기아차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크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정 회장 역시 이같은 상황을 크게 걱정하며 경영진들에게 "파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최근 들어 친환경 그린카 개발계획 발표에 이어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6개월 만에 참석하는 등 왕성한 대내외 활동을 펼쳐 왔다.

추석 이후에도 18일로 예정된 청와대 민관합동회의 참석에 이어 22일에는 기아차의 신차 '쏘울' 발표회에 직접 참석하고 이달 말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순방에 동행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하반기 말쯤으로 예상되는 브라질 공장 착공 등 해외 글로벌 경영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사간 대립이 장기화 되거나 격화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미치는 파장이 커질 경우 현대·기아차 그룹 차원의 의욕적인 행보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확산될 될 전망"이라며 "추석 이후 연말까지가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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