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기린에 무슨 일이?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08.09.1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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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전 사장, 열흘 만에 대표이사에 복귀...다시 '매각'으로 선회

지난 1일 매각 작업 지연에 따른 문책성 인사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던 이용수 전 기린 사장이 열흘 만에 대표이사로 다시 복귀했다.

기린은 본격적인 추석 연휴가 시작된 12일 공시를 통해 나영돈 대표가 사임하고 이용수 대표를 신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나영돈(31세) 전 대표는 거평그룹 나승렬 전 회장의 외아들로 현 기린 (0원 %)의 최대주주다. 현재 자신이 보유한 지분 4.95%를 비롯해 총 27.86%(기린개발 등 포함)의 우호지분을 갖고 있다. 이용수 대표이사는 전문경영인으로 회사 매각 작업을 진두지휘해왔다.

회사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대표이사가 전격 교체돼 그 배경을 두고 논란에 휩싸였던 기린이 불과 열흘 만에 다시 기존 '이용수 대표이사 체제'로 돌아가자 투자자들은 더욱 혼란에 빠졌다. 일관성 없는 경영 행보로 빈축을 사고 있다는 지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간 회사 매각을 두고 난항을 거듭해온 기린은 매각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건전화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 과정에서 이용수 전 대표를 경질하고 '오너'인 나영돈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그러나 보름도 안 돼 이 같은 결정을 번복, 이용수 대표를 경영일선에 복귀시켰다. 회사 측이 밝힌 이유는 매각 작업에 다시 무게를 싣기 위해서다.

기린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확충에 애쓰려고 했지만 매각 추진이 낫다는 판단 하에 CJ를 비롯해 복수의 업체와 다각도로 매각을 추진키로 했다"며 "급한 자금을 마련해 문제를 해결했고 유상증자를 통한 자생보다는 매각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영돈 전 대표가 경영 경험이 부족한 점도 이용수 체제 복귀 카드가 나온 배경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


업계 관계자는 "나영돈 전 대표는 아직 나이가 어리고 경영 경험이 전무하다"며 "아버지 나승렬 회장이 이용수 사장을 신임하고 있다는 점도 대표이사 복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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