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정국은 벌써 겨울?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09.1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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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안 처리 불발 후폭풍으로 정국 급랭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추석 이후 18대 국회엔 당분간 한파가 몰아칠 전망이다.

개원조차 쉽게 하지 못해 진통을 겪은 18대 국회는 사사건건 여야의 대립으로 마찰음을 내더니 추석 직전 추가경정 예산안 처리를 두고 또 한번 삐걱거렸다.

한나라당은 지난 11일 예산결산특위에서 민주당을 배제한 채 추경안 처리를 강행했다. 여야 합의가 아니라 표결이었다. 하지만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예결위원직을 다른 의원에게 넘기는 사임과 보임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불거졌고 몇 시간만에 추경안 처리는 무효가 됐다.



정국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연휴 기간 소강상태를 맞았지만 추석 이후 여야는 다시 대치 정국을 이어갈 전망이다.

◇책임 공방…물밑 교섭= 우선 양당은 서로 파행의 책임을 미루며 공방을 벌일 태세다. 지난 12일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발목잡기로 추경안을 처리하지 못했다며 추석 직후 추경안 처리를 못박았다.



하지만 민주당은 즉각 이번 일을 '추경안 날치기 미수 사건'으로 규정하고 이한구 예결특위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대여 공세를 강화했다. 또 당분간 여당의 국회 운영에 협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대치는 국정감사를 앞둔 양측의 탐색전 성격이 있다. 국회 정상화를 명분으로 삼아 각자 최대한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겉으로는 공방을 계속하면서 물밑에선 끊임없이 협상 카드를 주고받으며 교섭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제3 교섭단체인 선진창조모임은 양당을 동시에 비난하는 한편 추경안 협상 과정에서처럼 절충안을 제시하는 등 몸값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표류하는 MB노믹스= 홍준표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원내 지도부의 거취 문제도 변수다. 여당 지도부가 교체되는 공백상태에선 제대로 된 전략을 내기 어렵고 야당에 대한 협상력도 크게 떨어진다.

다만 한나라당 내에 홍 원내대표의 사임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한 점이 주목된다. 연휴 기간 정국 구상을 끝내고 돌아온 홍 원내대표가 재신임돼 다시 한 번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정부의 경제철학 'MB노믹스'는 동력을 잃고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MB노믹스가 반영된 첫 작품인 추경안이 국회에서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감세, 수도권 규제완화, 공공기관 선진화, 신문·방송 겸영 등 MB노믹스의 핵심 가치를 반영한 법안들이 잇따라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절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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