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설' 종말? 운명의 9·11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이학렬 기자 2008.09.0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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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11일 채권만기·외평채 발행, 무사히 넘길땐 시장 진정

"9월 위기설의 종말일까, 진정한 위기의 시작일까" 오는 10일이 '9월 위기설'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일제히 '10일이면 위기설이 끝장날 것'이라며 공언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가 봐야 안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11일로 예정된 1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하 외평채)이 어떤 조건으로 발행되는 지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정부 '수비'에서 '공격' 모드로= 정부 고위 관료들은 4일 약속이나 한 듯 9월 위기설에 대해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열린 제7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9월 위기설은 근거가 없는 얘기"라며 "오는 11일이면 위기설이 과장된 것임이 판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이 11일을 운명의 날(?)로 지목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우선 9월 위기설의 진앙지였던 외국인 보유채권 만기가 10일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9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외국인 보유채권 7조원 가운데 5조원이 이날 만기다. 외국인들이 5조원 가운데 상당부분을 국내 채권에 재투자하게 되면 11일부터는 환율과 주식시장 모두 정상을 찾을 것이란 계산이 깔려있다.

또한 11일에는 10억달러 규모의 외평채 발행도 예정돼 있다. 예정 물량이 모두 소화되고 가산금리가 낮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를 보낸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9월 중·하순부터 예정된 은행권과 공기업들의 해외채권 발행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운을 뗀 권혁세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의 논리도 같은 맥락이다. 권 위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9월10일 외국인들의 대규모 채권 만기가 지나고 나면 환율이 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국제유가 하락으로 경상수지도 개선될 전망이어서 펀더맨털에 입각해 환율이 정상적인 흐름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자신감 근거 있나= 정부의 이같은 자신감은 10일 만기가 돌아오는 5조원 가운데 상당 부분이 재투자될 것이라는 분석에서 출발한다.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의 금리는 각각 연 5.87%와 5.95%. 미국 국채금리가 연 3%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재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오는 10일 만기채권을 4000억원 가량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8월에 이미 3000억원을 재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9월 들어 외국인들의 채권 순매수 규모가 6000억원을 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아직 통계로는 잡히지 않았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재매입 규모가 1조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채권의 경우 거래가 이뤄지더라도 1개월 이내에 결제하면 된다"며 "이 때문에 8월말에 투자한 규모는 아직 통계로 잡히지 않고 있지만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전세계적으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에 안전한 국채에 돈이 들어올 것"이라며 "금리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채권 만기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미 은행들은 10일 만기에 대비해 달러 확보를 끝낸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대규모 달러 수요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채권 만기는 이미 외환시장에 반영됐다는 지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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