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갤러리아 타임월드점은 지난 4월 루이비통 매장을 오픈했다. 양욱 대표이사, 루이비통코리아 조현욱 회장, 영화배우 권상우가 총출동, 성대한 오픈식이 열렸다. 지난해엔 현대백화점 목동점, 신세계 죽전점이 루이비통 매장을 오픈했다.
이처럼 국내 쇼핑가에 루이비통은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지만 루이비통의 국내 수입 원가는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있다. 이태리를 오가며 명품 수입업에 잔뼈가 굵은 한 수입상은 "루이비통의 수입 원가를 알려면 루이비통에 입사하는 길밖에 없다"라고 말할 정도다.
국내 유명 백화점의 명품담당은 "루이비통 수입면장은 바이어들도 못 본다"며 "백화점이야 매출 대비 수수료를 받는 거니까 수입원가를 굳이 볼 필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추정에 따르면 루이비통 등 명품의 판매가는 수입원가의 2.5~3배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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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품 통관업무를 맡고 있는 관세청도 루이비통의 수입 원가에 대해 함구했다. 관세청은 공공기관의 개인보호에 관한 법률로 인해 특정업체의 수입원가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루이비통 제품은 루이비통코리아에서 독점적으로 수입, 판매하는 만큼 수입원가를 공개할 수 없다는 것. 지난 5월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의 일환으로 90개 품목에 대해 수입원가를 공개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자세다.
관세청 관계자는 "당시 수입원가는 몇 개 업체의 수입원가를 평균해서 공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품 가격안정'이라는 명목을 홍보하기위해 일종의 편법을 동원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박주혜 루이비통코리아 이사는 "올해는 유로화가 워낙 강세를 보인 만큼 환율 변동분을 반영해 일부 조절이 있었다"며 "그러나 가격을 정기적으로 인상하는 것은 아니며 일례로 재작년은 가격변동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루이비통은 또 본사 차원에서 병행수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제조뿐만 아니라 유통시장까지 관리하기 위해서다. 다른 패션브랜드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병행 수입업자도 일반인과 똑같은 조건으로 '직영점'에서 루이비통 백을 구입해야 한다. 에누리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루이비통측은 "우리의 품질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직접 판매한다는 것이 브랜드 원칙"이라며 "가격통제라기보다는 마케팅 전략으로 봐야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 백화점은 루이비통을 유치해 큰 덕을 보고 있을까. 수수료 등 수치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임대 수수료는 175억원. 지난해 백화점의 루이비통 매장 수는 총 14개였다. 이를 감안하면 매장당 평균 백화점 임대 수수료는 12억50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2006년엔 백화점 매장이 12개로 루이비통코리아가 백화점에 지급한 임대 수수료는 124억원. 매장당 평균 10억3000만원이다.
루이비통 매장 하나에서 백화점이 벌어들이는 수수료는 고작 1년에 10억원에 불과하다. 백화점은 루이비통 등 명품업체에게는 10%대 수수료를 받지만 여성의류에 대해서는 최고 수준인 34~37%를 받는다. 어떤 백화점은 한 자릿수 수수료를 받는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백화점 매출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평당 효율면에서도 루이비통으로 인한 수익은 초라하다. 루이비통 매장은 보통 100~120평 규모로 일반 매장에 비해 3~4배 규모지만, 백화점에 주는 수수료는 평당 1000만원 수준이다. 국내 브랜드인 한섬 (15,990원 ▲120 +0.76%)의 여성복인 '타임'의 평당 수수료인 1300여만원을 밑돈다.
백화점 입장에서도 루이비통은 명품 신드롬을 만족시켜주기 위한 구색 맞추기용일 뿐이다. 한마디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대규모 매장을 내주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