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업종분석⑧]정서산업 '꽃집'

김상훈 스타트컨설팅 대표 2008.08.2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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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들은 성인으로 인정받는 만 20세 생일날 필수적으로 받아야 할 선물로 장미꽃 20송이를 꼽는다. 꽃은 어느 용도로나 어느 장소에서나 축하의 뜻으로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선물이다. 은은한 꽃 향기가 퍼지는 공간에 있으면 마음마저 평화로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생일날의 장미꽃 뿐만 아니라 어버이날의 카네이션, 상가집에 국화, 개업집에 난초 등 특별한 목적으로 쓰이는 꽃도 수없이 많다. 그만큼 수요가 넓고 사업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꽃집이라고 하면 20대 젊은층을 주요 고객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20대가 핵심 고객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30~50대 남성층과 기관 고객을 무시할 수 없다. 점포를 통해 소매업과 배달업을 병행하는 경우 오히려 카드사, 제휴업체 등 기관을 통한 주문이 전체 물량의 50%를 넘는 경우가 많다. 기업체 및 기관의 경우 계약을 맺고 직원과 고객들의 기념일이나 행사에 정기적으로 꽃을 배달시키기 때문이다. 이 경우 꽃집은 다른 소매점에 비해 입지적 제약이 크지 않으며, 소형 매장을 통해 효율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장점을 갖는다.



#리스크 분석…시장 현황

꽃은 살아있는 생물로 기후, 유통환경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에 따라 가격이 변동하므로 가격 결정에서 유통원가가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가 된다. 문제는 원가가 올라도 주위의 가격경쟁에 의해 판매가를 올리지 못하는 경우이다. 이렇듯 꽃집은 1차적인 생산요소와 유통요소에 크게 영향받는 제약이 따른다. 또한 싱싱하고 예쁜 꽃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틀에 한 번 꼴로 새벽에 꽃 도매상가에 가야 한다. 부지런함이 기본인 사업인 만큼 육체적 조건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보기에는 화려하지만 그 이면엔 창업자의 부단한 노력이 숨어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항상 꽃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온도관리를 해야 하며, 판매량을 정확히 예측하여 재고관리를 해야하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소비자 특성…시장 규모

꽃집 소비의 가장 큰 특성은 선물용 구매에 있다. 일반적으로 80% 이상이 선물용으로 판매된다. 따라서 꽃 포장기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선물의 용도가 다양하다. 경사, 장례 등 개인적인 용도가 다양하고,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기념일에 따른 용도도 다양하다. 따라서 이러한 소비 특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상품 구성, 판매 전략을 철저하게 소비자 특성에 맞춰야 한다. 일반적으로 꽃집의 제품은 절화류, 난류, 관엽류, 초화류 등으로 나뉘며 가장 선호도가 높은 것은 절화류의 장미이다. 절화류의 경우 꽃다발 판매가 약 70%를 차지하며, 포장없이 꽃만 구매하는 경우와 꽃바구니 구매가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1인당 꽃 소비액은 2005년 기준으로 2만 1000원에 이른다. 1980년 531원, 1995년 1만 1462원에 비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를 전체 인구로 계산하면 약 1조원의 시장규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수치를 외국과 비교하면 아직도 소비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네덜란드의 경우 1인당 꽃소비액이 9만 3000원이며, 일본의 경우엔 6만 7000원이다. 따라서 국내 꽃 소비는 국민소득 증대와 비례하여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업체 현황… 현 단계 진단

1990년대 중반부터 꽃배달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꽃집의 네트워크가 활발하다. 고객이 주문을 하면 컴퓨터전산망을 통해 주문내용이 각 지역별로 분류되고, 각 지점 및 제휴점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품이 공급되는 것이다. 이 경로를 거치면 전국 어디든 3시간만에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전화를 통해 발달하여 2000년대엔 인터넷을 통해 발달하고 있다. 이러한 꽃배달 네트워크가 전국에 100여개에 이른다.



1940년대에도 꽃가게라는 뜻의 화원(花園)이 존재했다. 꽃이 선물이나 기념품으로 거래되었던 것이 현대에 들어서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1960년대 후반에는 ‘꽃집의 아가씨’라는 노래가 유행했다. 여기서도 장미와 백합이 꽃집의 대표적인 상품이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1980년의 1인당 꽃소비가 531원 수준이었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1970년대까지 꽃은 대중적인 소비제가 되지 못했다. 1980년대 삼저호황에 힘입은 소비 활성화와 여가 활동의 증대에 따라 꽃 소비가 급증하면서 꽃집 또한 활발하게 전개되기 시작하였다.

1990년대 들어 국내 꽃 시장 규모는 매년 20%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했다. 19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꽃 판매점 이외에 꽃배달 전문점이 새로 등장했다. 꽃배달 시장이 꽃 시장의 규모를 확대하는 촉발제가 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꽃 판매점도 꽃배달 서비스를 겸하게 되었다. 이렇듯 꽃배달 서비스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컴퓨터 통신이나 전화를 통한 통신판매가 널리 퍼지고, 카드결제나 계좌이체를 통한 대금처리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꽃 판매와 배달 서비스를 겸하는 업체만 1,000여개를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꽃집은 인터넷을 온라인 시장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통신매체를 통한 주문시스템과 전국 꽃집간 네트워크가 온라인 판매를 통한 신속한 배송을 가능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꽃집은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곳의 공동판매망에 가맹점 형태로 결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판매형태의 진화는 꽃집이 더 이상 꽃만 파는 곳이 아니라 케이크, 샴페인, 와인, 향수, 목욕용품 등 서비스 품목을 다양화하여 매출 규모를 늘리도록 하였다. 또 한편에서 꽃집은 업태의 다원화를 통해 분화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꽃집을 근간으로 커피와 음료를 파는 플라워 카페가 등장한 것이 그 사례에 해당된다.



#예측과 전망…투자와 수익

꽃시장은 오프라인 전문매장, 온라인 쇼핑몰, 온오프라인 복합매장 등으로 크게 나뉜다. 2000년대 들어 온라인을 통한 꽃배달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입지가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신규 창업자들의 시장 진입 및 안착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꽃집의 다원화로 이어지고 있다. 꽃과 함께 향기로운 공간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하는 플라워 카페가 늘어나고, 가정용 정원을 판매하거나 임대해 주는 정원 설치업도 등장했다. 그 만큼 꽃집은 성숙기 단계에서 틈새시장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점포규모는 클 필요가 없다. 꽃을 저장할 수 있는 냉장고 공간과 점포 앞 공간, 벽면 등을 활용한다면 대략 20 ~ 30㎡ 규모면 된다. 대도시 중급지 1층에서 이 정도 규모의 점포를 얻는다면 보증금 2000만 ~ 4000만원, 권리금 1000만 ~ 3000만원 등 최소 3000만 ~ 7000만원이 필요하다. 나머지는 인테리어비와 설비비이다.



인테리어는 고비용을 투자하기 보다 꽃과 화분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지원시설로 보면 된다. 꽃 자체가 훌륭한 디스플레이이기 때문이다. 냉장용 쇼케이스, 냉난방기, 조명시설 등 기본설비까지 포함하면 점포개발비는 최소 1,500만 ~ 2,000만원이 소요된다. 이 밖에 꽃배달 네트워크 가맹비 200만 ~ 300만원 내외, 초도 상품비 1,000만원 등을 합하면 총 투자금액은 5,700만 ~ 9,300만원 선이다.

지구중심상권이라면 하루 평균 매출액은 30만 ~ 40만원 정도이다. 월 매출액을 1,000만원으로 볼 때 원가는 40%선이다. 따라서 600만원이 매출총이익이 된다. 여기에 임대료 월 100만원, 인건비 100만원, 유지관리비 100만원 정도를 제외하면 수익은 300만원이 된다. 일반적으로 꽃집은 가족형 창업이 많은 편이다. 매장 운영 및 꽃 포장과 꽃 사입 및 배송, 영업을 나누어 역할을 분담하게 된다. 이 경우 가족의 수입은 400만원 정도이지만 역할 분담에 따른 매출증대 효과가 적지않다.

#성공사례 창업 스토리



30대 중반의 이수연 씨는 서울 천호동에서 꽃가게를 열고 2년만에 암사동에 2호점을 오픈했다. 20대 젊은 시절 호텔 꽃집에서 근무한 것이 계기가 되어 꽃과 동고동락한지 10년만에 2개의 꽃집을 직영하게 되었다. 그 비결에 대해 그녀는 꽃을 상품으로 보기보다 꽃과 친해지고, 그 느낌을 고객에게 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다보니 하나의 모델을 통해 여러 개의 제품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꽃의 속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똑같아 보이는 꽃이라도 해마다 유행하는 컬러가 다르고, 좋아하는 꽃 종류도 달라진다. 또 어떻게 상대에게 전하는가 하는 디자인 포장도 해마다 패턴이 달라진다. 이러한 속성을 알고 남보다 앞서 나가는 것이 꽃집 운영의 핵심 능력이다. 그녀는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꽃꽂이나 포장기법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강남의 유명 꽃집을 즐겨 순례한다. 또한 요란한 포장 기술보다 심플하면서도 상대방이 감탄할 수 있도록 포장의 소재에서 차별화를 시도한다.
매장을 직접 방문한 구매고객이 기업이나 기관의 거래처 확보로 이어진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감동을 안겨주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업체고객을 확보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업체고객도 결국 개인 고객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절감한다고 말한다.

꽃집은 생명체를 다루는 일이라 손을 많이 타는 편이다. 그러므로 주인이 부지런하지 않으면 운영이 힘들어지고, 금방 티가 나게 된다. 꽃집 창업자는 남들 놀 때 놀고 일할 때 일하겠다는 자세로는 뒤처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영업시간을 봐도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는 기본이다. 또한 개인고객 50%, 업체고객 50%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려면 최소한 1년 이상 꾸준한 영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고객이 구입해 간 화분을 기록해 두었다가 1년에 한두 번 연락하여 나무의 상태를 물어보고 분갈이 서비스를 해주는 것도 단골 고객 만들기의 좋은 전략이 된다는 게 이수연 사장의 고객관리 기법이다.



[창업업종분석⑧]정서산업 '꽃집'


김 상 훈(www.startok.co.kr)

-㈜스타트컨설팅/스타트비즈니스 대표이사
-아름다운재단 ‘희망가게’ 심사위원 및 전담 컨설턴트
-하이서울창업스쿨 창업지도위원
-하나은행 소호마스터스클럽 자문위원
-저서 : '두 번째 잡', '못벌어도 월 1000만원 버는 음식점만들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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