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날씨도 돈이 됩니다"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2008.09.04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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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리더&컴퍼니]김동식 케이웨더 대표

올 여름 들어 기상 오보가 수차례 발생하면서 민간기상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건설 패션 유통 등 기업체에서 날씨정보를 중요한 경영 요소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관심 증가의 한 요소다.

이제 갓 10년을 넘은 국내 민간기상 사업과 함께 한 CEO가 있다. 국내 최초의 민간업체인 케이웨더의 김동식(38ㆍ사진) 대표다. '날씨경영 전도사'로 불리는 김 대표를 구로동 본사에서 만났다.



"이제 날씨도 돈이 됩니다"


# 날씨경영

김 대표에게 날씨경영에 대해 물었다. "많은 기업들이 이제 날씨 경영의 중요성에 눈을 뜨고 있습니다. 건설사들은 예보를 통해 현장에서 공정을 조절할 수 있고, 편의점이나 유통업체는 날씨 변화에 따른 수요를 예측해 재고를 없애기도 합니다. 날씨정보로 수많은 유무형의 이익을 실현시키는 것이죠."



지금은 날씨가 기업경영의 중요한 요인으로 인식되는 분위기지만 이 같은 인식 전환에는 수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회사 설립 초기에는 "그게 사업이 되겠느냐"는 우려의 시선을 받기 일쑤였다. 날씨 정보는 무료라는 인식이 있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돈을 지불하겠느냐는 지적이었다.

그가 처음에 예상했던 3년보다는 길어졌지만 기상이변이 많아지면서 날씨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많이 바뀌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해보니 날씨정보는 공짜라는 인식의 벽이 무척 높다는 걸 알게 됐죠. 사업하면서 그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기업들이 날씨경영에 대해 저희 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수준이 높아졌죠."

#공학도에서 CEO로


그가 날씨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컨설턴트 일을 하면서였다. 한양대를 졸업하고 MIT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친 그는 박사과정을 밟다 미국 경영컨설팅 회사인 ADL에 입사했다. 당시 기상협회가 의뢰한 컨설팅 과제를 수행하면서 기상정보가 기업경영에서 점차 중요한 요소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1997년 특정 수요자를 대상으로 기상정보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한 민간예보사업 제도가 국내에 도입되자 그는 향후 사업전망을 보고 국내 1호인 케이웨더를 창업했다. 당시 부친이 기상협회장을 맡고 있었던 것도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회사 설립 후 그는 맞춤형 정보 제공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다. 다량의 정보 제공보다는 서비스를 받는 쪽에서 실제 사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이 같은 점은 주효했다. 대기업들 고객사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매출도 늘었다. 첫해 PC통신에 정보를 제공하는 발생한 몇백만원의 매출은 지난해 120억 원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두 배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있다. 기상정보를 제공한 업체만도 4000여 곳에 달할 정도다. 기상정보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70~80%로 독보적이다.

#꿈



10개 민간기상업체가 소속된 기상사업자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지난 7월 "민간업체도 기상정보를 언론에 발표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는 제안서를 기상청에 보냈다. 현행 기상법은 기상청장만이 예보·특보를 발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또 기상사업자는 특정 수요자를 대상으로만 기상업무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초기에는 약간의 혼란이 있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경쟁을 통한 기상정보 서비스의 품질 향상이 있을 겁니다. 이것이 예보의 양보다 질을 우선시하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꿈이 궁금했다. "매출의 규모보다는 순이익이 좋은 회사, 또 1차원적인 서비스보다는 앞으로 필요한 서비스의 내용들로 평가를 받고 싶어요. 물론 외형적인 것도 성장을 하겠지만 양보다는 질적인 것으로 비즈니스 모델로 좋은 평가를 받는 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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