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流'를 꿈꾸는 엔터 CEO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2008.06.26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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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리더&컴퍼니]표종록 키이스트 대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행복하다고들 한다. 특히 당장의 이득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향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더 그렇다. 그런 면에서 보면 표종록(36ㆍ사진) 키이스트 대표는 행복한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한창 주가를 올리던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연예매니지먼트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로 변신, 이제는 '한류'를 넘어 '아시아류'를 꿈꾼다는 그를 청담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아시아流'를 꿈꾸는 엔터 CEO


◇"소중한 것을 얻기 위해"
 표 대표는 고려대 법대 90학번이다. 대학시절 전공보다는 인문학 강의를 좇아다니던 그는 사법 연수원 수료 후 엔터테인먼트 변호사로 활동했다. 법무법인 신우의 엔터테인먼트팀장으로 전지현 결혼설 손배소, '실미도' 영화상영금지가처분 및 손배소 등 연예계의 굵직한 사건을 맡으며 지명도를 높여갔다.

 그러다 지난 5월 탤런트 배용준 씨가 대주주로 있는 키이스트의 CEO에 공식 취임했다. 주변에선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그 역시 이점을 잘 안다. "노동 강도나 스트레스를 따지면 사실 옮길 이유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온 것도 아니고요."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는 그 역시 고사를 했다. 자신의 미숙함으로 회사를 그르치게 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그러다 문득 "내 손에 잡은 것을 내려놓지 못하면 더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과거 소송을 맡다 '이렇게 하면 저 회사가 더 잘될 텐데'라고 품었던 생각들도 도전 의지를 자극했다.

 CEO로서 업무를 시작한 지 두 달. 지금은 "해볼 만하다"는 자신이 생겼다고 했다. "취임사에서 드라마 출연이건 영화 투자건 주먹구구로 하지 말자고 강조했습니다. 철저한 손익분석을 통한 기획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손해가 나면 왜 손해가 나는지 명분이 있어야 합니다. 시장이 제게 요구하는 것도 합리적이고 투명한 경영이죠."

 그의 포부는 분명했다.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잠재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홍콩을 보십시오. 주윤발이나 유덕화나 이십여 년 전 배우들이 여전히 나오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인물들이 나옵니다. 이런 잠재력을 잘 매니지먼트할 수 있는 최고의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동아시아 문화전도사'의 꿈
 최근 기세가 한풀 꺾였다는 지적을 듣고 있는 한류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우리 것을 팔기만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아시아가 함께 '아시아류'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더 많을 질 겁니다. 또 미주 쪽에서 더욱 활발한 활약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는 특히 한류가 영화나 드라마 히트작 하나로 갑자기 생겨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일본 지하철에서 시민을 구한 이수현 씨가 있었기에 일본 사람들이 한국을 눈여겨보기 시작했죠. 베트남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방에서 투자를 꺼릴 때 대우가 과감히 투자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한류의 씨앗이라고 봅니다.

 표 대표의 꿈은 동아시아 문화교류에 작은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원래 아시아에 대한 애정이 깊습니다. 변호사 시절에는 캄보디아에 자비로 가서 왕립법정대학에서 저작권법 강의를 하기도 했고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교육이 중요하거든요. 앞으로도 이런 활동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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