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주주 "사감위, 민·형사 고소 검토"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08.08.20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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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산업 종합계획으로 강원랜드 주가 급락…"편파적, 사회경제 영향 무시"

사행산업 규모를 인위적으로 제한하려는 방안에 대해 해당 회사 주주를 비롯해 시장 비판 및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양성·불법 사행산업을 획일적인 잣대로 묶어버린 데다 규모에 따른 사회경제적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19일 공청회 이튿날인 20일 주가가 폭락한 강원랜드 (17,730원 ▼150 -0.84%) 주주들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 위원들을 상대로 민·형사 고소까지 불사하겠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강원랜드 주가는 19일 전일 대비 1.66% 하락한 뒤 20일 12시 51분 현재 전일 대비 13.50%(3200원) 떨어진 2만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사감위의 규제안에 대한 시장 비판은 크게 △규제 근거로 내세운 자료들의 인위적인 조작 △사회경제적 영향 특히 지역 및 관련 경제에 대한 영향 무시 △게임산업에 대한 무지 및 일방적인 폄훼 등으로 압축된다.

강원랜드의 한 소액주주는 20일 "전날 공청회 등에서 나타났듯 사감위의 위원들은 도박이나 게임을 사실상 매춘과 동일시하는 인식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위원 구성 자체가 치우친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총 14명으로 구성된 사감위 위원은 당연직 공무원 4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9명이 민간 출신이다. 이 중에는 한국임상심리학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도박규제전국네트워크, 녹색소비자연대 등의 대표가 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도박에 따른 폐해를 강조하며 지속적으로 사행산업의 전면 폐지 또는 대폭 축소를 요구해 온 단체들이 주로 참가하고 있는 것.

강원랜드 또 다른 주주는 "물론 도박중독 등은 커다란 사회적 문제이고, 이를 줄이기 위해 전사회적인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강원랜드는 상장회사일 뿐 아니라 강원도 지역경제의 활성화 등에 매우 큰 공헌을 하고 있는데, 이런 사회경제적 영향을 무시한 채 지나치게 원론적인 방안을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전날 열린 공청회에서 마사회, 강원랜드 쪽 관계자들은 사감위가 내놓은 자료, 공청회 개최 과정의 문제점 등을 집중 성토했다.


사감위는 오는 2011년까지 사행산업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매출(총매출-정부환급금) 비중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수준인 0.58%으로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청회 참석자들은 "이 수치에는 6.85% 수준인 일본을 제외했고, 게다가 가장 대중적이고 사행성 논란이 가장 적은 게임인 '머신'을 빼버렸다"며 "사행산업을 규제하기 위해 자료와 수치를 조작했다"고 반발했다.

또 사감위 측이 국내에 240만명의 도박중독자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사용한 조사방식에 대해 공청회 패널 중 한 전문가는 공문을 보내 "그 방식은 검증 안된 조사방식이기 때문에 그것을 통한 수치 제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청회 개최도 우여곡절 끝에 졸속으로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 등에서는 사감위 측에 "대화를 통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하자"고 제안을 했으나 사감위 측은 이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공청회 개최 일주일 전에 급조됐고, 관련 자료를 개최 3일 전에야 받았다는 후문이다.

급기야 강원랜드 주주 등은 공청회에서 수치 및 자료 조작, 향후 주가폭락에 따른 피해 가능성 등을 이유로 사감위 위원들을 상대로 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위원들에 전달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만약 사감위 측 안건이 그대로 채택되면 어쩔 수 없이 두달 가량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양산업의 양성화를 통한 긍정효과, 강원도에 대한 경제적 영향 등을 종합고려한 판단이 아쉽다"고 말했다. 강원랜드는 현재 34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어 협력업체 직원까지 합치면 4000명에 이른다. 강원랜드의 올 예상매출은 1조2000억원 가량으로, 사감위 방안대로라면 이를 올해 9800억원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한편 애널리스트들은 이와 관련 강원랜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매출 총량제와 실명 카드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강원랜드의 향후 카지노 매출 성장성은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승호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지노를 포함한 사행산업 규제 수위가 당초 예상보다 강력하다"며 "계획대로 확정되면 강원랜드의 카지노 매출액은 2조원 미만에서 정체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찬석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규제안은 불법 사행산업은 빼고 제도권 안의 사행산업만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하지만 지방세수 감소, 강원랜드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손실 등 부작용을 감안할 때 초안대로 확정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예측했다.

강원랜드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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