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유로존' 경제 일제히 역성장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8.08.1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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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위 중국은 성장률 둔화

유로존 경제가 지난 2분기 유로화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국 경제가 일제히 역성장해 세계 경제 전망이 더욱 어두워졌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세계 4위 경제국인 중국 역시 4분기째 성장률이 둔화돼 글로벌 경제를 견인하는 1~4위 국가가 모두 성장 둔화의 수렁에 빠졌다.



◇ 유로존, 유로 출범 이후 첫 역성장

유럽연합통계청은 14일(현지시간) 2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는 1분기 대비 0.2%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을 연간화한 연율 성장률은 마이너스 0.8%였다. 이는 지난 유로 출범 이후 10년만에 처음으로 유로존 경제가 처음으로 역성장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유로존에서 가장 경제 규모가 큰 독일경제는 2004년 3분기 이후 4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했다. 독일 연방통계국은 이날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대비 0.5% 감소했다고 밝혔다.

데일리FX의 외환 전략가 존 리베라는 "경기둔화로 인해 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조만간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 미국은 지난해 4분기 역성장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연율로 1.9% 증가했다.

미국 정부의 세금환급과 수입 감소가 주택시장과 금융시장 침체로 어려움 속에 있는 미국 경제 성장률이 확 꺾이는 것을 막았다. 하지만 전분기인 1분기 성장률은 종전 1%에서 0.9%로 수정됐고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당초 0.6% 상승에서 0.2% 하락했다.



분기 성장률이 하락한 것은 경기침체였던 지난 200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보통 경제성장률과 고용, 산업생산 등이 일정 기간 동안 수축을 지속하면 경기침체로 보기 때문에 4분기 성장률 수정 발표 이후 미국이 실제로는 경기 침체에 진입했을 거란 우려감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1분기와 2분기 성장은 세금환급 정책에 힘입은 성장인 데다 하반기 경기 전망이 어둡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하반기 불안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일본도 2분기 역성장



일본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6% 감소했고 이를 연율로 계산한 2분기 연율 성장률은 마이너스 2.4%를 기록해 충격을 줬다. 일본의 2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로도 1.6% 감소해 일본 경제에는 침체의 그늘이 다시 드리워졌다.

일본의 경우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은 수출이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급속히 둔화되고 있는 점은 가장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1990년대부터 10년간 지속된 장기 불황에서 빠져나와 지난 6년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오던 일본 경제가 다시 경기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일본 경제는 지난해 2분기에도 마이너스 1.7%의 성장률을 기록한 적이 있다. 꼭 1년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셈이다.

일본 경제는 아직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지 않아 공식적으로 침체에 돌입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생산자물가지수(PPI)의 일종인 기업물가지수(CGPI)가 7월 27년래 최고인 전년대비 7.1% 급등하는 한편 일본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침체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일본 경제의 주요 성장동력이 바닥났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2분기 수출은 전분기대비 2.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6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5% 감소했다. 에너지 및 식품 가격 상승도 소지 여력을 줄여 경제 성장 동력을 앗아가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 경제가 장기호황 동안 바닥을 잘 다졌기 때문에 이번 경기침체가 과거처럼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웨스트팩 뱅킹 코프의 휴 맥케이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부채를 줄이고 잉여 인력 감원 등에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면서 "일본 경제는 과거 침체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 세계 4위 중국도 4분기째 성장 둔화

중국 국가통계국(NBS)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는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분기 10.6%는 물론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 10.3%를 밑도는 수준이며 4분기 연속 둔화세다.

경기 진정은 수출 증가세 둔화의 영향이 컸다. 상반기 중국의 수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21.9% 증가하며 전년 전체 평균 25.7를 크게 하회했다.



미국의 경기 위축과 위안화 절상이 수출 증가세를 누그러뜨렸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7.2% 상승했다. 이는 전년 전체 절상폭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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