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약가인하정책, 곤혹스런 제약사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8.08.0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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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대상품목 매출 가장 많아

‘약가재평가’, ‘기등재약품 목록재정비’ 등 정부의 약가 인하정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매출 감소에 대한 제약사들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5일 올해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 대상’ 3675개 품목을 잠정확정하고 이를 제약사에 통보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6월 내년 약가재평가 대상품목으로 4273개 의약품을 선정해 발표했다.



기등재의약품은 환자가 처방을 받아 약을 살 때 보험이 적용되는 의약품을 말한다. 정부는 이들 의약품의 약값이 적정한지 재평가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2011년까지 약효군별로 약값 재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에 약값 평가대상이 된 3675개 의약품의 지난해 매출은 약 2조9000억원으로 전체 의약품 매출의 3분의 1에 해당된다.

약가재평가는 2002년 첫 시행된 제도로 3년마다 한 번씩 해당품목의 약값을 재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약가 평가의 기준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7개 국가에 등재된 동일한 의약품의 평균 가격인 ‘A7평균가’다. 지금까지 약가재평가를 통한 약가 인하율은 평균 10%에 이른다.



내년 약가재평가 목록에 따르면 대웅제약 (143,200원 ▲1,100 +0.77%)의 약가재평가 대상 품목의 매출이 1500억원대(2007년 기준)로 국내 제약사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약가재평가 대상품목의 매출이 높은 제약사는 종근당(976억원), 한미약품(759억원), 동아제약 (729억원) 순이었다. 약가재평가 평균 인하율 10%를 가정할 경우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을 기준으로 3.7%의 매출 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태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약가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며 “정부가 총량적인 약가억제목표를 설정한 이후 여러 가지 약가규제 제도를 도입하면서 앞으로 이윤이 축소되는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형 제약사의 영업이익률이 현재 13~15%에서 10~13%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원칙적으로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와 약가재평가는 따로 이뤄진다. 하지만, 실제 약가 인하는 두 가지 평가가 서로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미영 심평원 약가재평가부장은 “만일 약가 인하가 먼저 결정될 경우 이를 기준으로 다른 평가가 진행될 것”이라며 “두 가지 평가가 겹친다고 해서 약가가 이중으로 떨어지는 사례를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약가 인하로 인해 매출이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제약사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약회사 한 관계자는 “정부가 다양한 약가인하정책을 내놓아 현재의 가격을 유지하기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약가인하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만큼 내수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해외 수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 정부의 '약제비적정화방안' 주요 내용.<br>
자료:복지부, 2006년 5월 기준↑ 정부의 '약제비적정화방안' 주요 내용.
자료:복지부, 2006년 5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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