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약가인하' 본게임 시작됐다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8.08.0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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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효별 재평가 3675품목 잠정 확정… 고혈압ㆍ순환기계 등 포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내 의약품 판매액의 30%에 달하는 의약품들에 대한 약값 재평가에 나서는 등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이 본격화되고 있다. 약가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제약사 실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심평원은 지난 5일 올해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 대상' 3675개 품목을 잠정확정하고 이를 제약사에 통보했다. 기등재의약품은 환자가 처방을 받아 약을 살 때 보험이 적용되는 의약품을 말한다. 정부는 이들 의약품의 약값이 적정한지 재평가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2011년까지 약효군별로 약값 재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약가인하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재평가가 이뤄지면 약값이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약값 평가대상이 된 3675개 의약품의 지난해 매출은 약 2조9000억원으로 전체 의약품 매출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올해 재평가 대상에는 인구 고령화로 매년 약제비가 늘어나고 있는 만성질환 치료와 관련된 약효군이 대거 포진돼 있다. 올해 평가대상군은 고혈압, 기타 순환기용약, 기타 소화기계용약, 소화성궤양용약, 장질환치료제, 골다공증치료제 등 6개 질환군이다.



특히 매출 규모가 큰 블록버스터급 의약품 다수가 이번 평가대상에 포함됐다. 연간 매출 규모 1000억원에 이르는 화이자의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와 사노피아벤티스의 항혈전제 '플라빅스'가 모두 평가 대상이다.

국내 대형제약사의 매출 상위 품목도 대거 이번 평가대상에 포함됐다. 동아제약은 스티렌, 플라비톨, 오로디핀 등이 한미약품은 아모디핀, 피도글, 알렌맥스 등이 재평가 대상이다.

대웅제약은 가스모틴, 올메텍 등이, 유한양행은 암로핀, 안플라그, 레바넥스 등이 평가대상에 올랐다. 이밖에 종근당, 중외제약, 한독약품, LG생명과학, 보령제약의 주력품목들의 약가인하가 검토될 예정이다.


다국적제약사들의 대형품목도 평가 기등재약품 재평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화이자는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에 이어 노바스크까지 평가 대상에 올라 매출 1,2위 품목의 약가가 인하될 위기에 처했다. 한국MSD는 이번에 코자와 포사맥스가,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아타칸, 넥시움, 로섹 등 매출규모가 큰 약품들이 평가 대상에 올랐다. 한국노바티스는 디오반과 엑스포지가 이번 평가 대상이다.

하지만, 이번 평가의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평가대상이된 약품들의 약가가 저렴해 인하폭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한편, 심평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편두통치료제와 고지혈증치료제를 ‘기등재약품 재평가’ 시범평가대상으로 지정하고 약가 재평가를 진행한 바 있다. 심평원은 스타틴계열 고지혈증 치료제의 약가를 31%정도 내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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