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론스타, 외환銀 매각가 '줄다리기'

머니투데이 오상연 기자 2008.08.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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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영국 HSBC 간의 외환은행 (0원 %) 매각계약 기간이 종료된 뒤 자동연장에 들어갔으나 아직 양측은 매각가격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가격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계약이 파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HSBC는 지난 1일 영국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었지만 외환은행 인수가격에 대한 최종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4일 열리는 HSBC이사회에서도 가격 조정이 마무리 되지 않으면 연장 여부를 발표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HSBC는 외환은행의 주가하락 등 시장상황 변화를 고려해 인수대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론스타가 조정한 금액이 만족할 수준이 아니라 가격 협상은 마무리 되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HSBC의 외환은행 인수 의지는 매우 강하지만 최근 세계적인 금융주의 급락으로 매력적인 금융사들의 가격이 싸진 만큼 HSBC가 외환은행의 대안으로 다른 것을 선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HSBC의 고위 관계자도 "당초 계약한 매각대금(6조원)에서 10% 가량이 빠진 상태에서 론스타와 HSBC가 6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가격에 대한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계약이 파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론스타와 HSBC는 주당 1만8045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고, 올 2월 계약 자동연장의 조건으로 주당가격을 380원 올렸다. 4월에 계약을 연장할 당시에는 주당 7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 것을 감안해 다시 주당 1만7725원으로 값을 조정한 바 있다.

현재 주가는 1만3050원(8월1일 종가)으로 지난 4월29일 계약 연장 당시 주가인 1만5700원보다도 2000원 이상 하락한 상태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양측이 주말(영국 현지 기준)사이 서로 협상 시간을 번 뒤 HSBC이사회가 끝나는 오는 4일(현지시간) 이후 연장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해 왔다. 계약 연장 기간은 2~3개월이 유력했다.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10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당초 12월로 관측됐던 외환은행 헐값매각에 대한 1심 선고도 빠르면 10월쯤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점에서 3개월이면 관련된 법적 판단들의 윤곽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금융당국 입장도 한층 분명해 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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