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는 디자인 총괄 부사장 피터 슈라이어의 '슈라이어 라인'이 부활의 서곡을 울렸다. 반면 현대차는 신차 효과가 거의 없는데다 고유가에 따른 경차 선호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탓에 내수 시장점유율이 두 달 연속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노조 정치파업의 악재도 겹쳤다.
로체 이노베이션의 인기는 예상대로다. '슈라이어 라인' 디자인과 '에코드라이브 시스템'이 고유가 상황과 맞아 떨어져 5117대가 팔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3.3% 많은 대수다. 7월 계약대수는 총 1만600여대로 아직 4000여명의 고객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해외에선 씨드가 맹활약 중이다. 상반기 8만9291대가 수출된 데 이어 7월에는 1만3323대가 팔렸다. 7월까지 누계를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2% 증가한 10만2614대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6월에 이어 7월에도 내수 시장점유율 50%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다급해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이후 내수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해왔으나 6월에는 49.2%, 7월에는 48.9%로 점유율이 하락세에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현대차는 7월 한달간 내수 5만2535대, 수출 13만9662대를 판매해 전년동기대비 3.6% 감소한 전체 19만2197대를 판매했다. 이는 내수가 전년대비 판매량이 비슷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수출이 저조해진 데 따른 것이다.
올 들어 미국 자동차 시장은 침체에 빠져 7월에는 15년만에 최악의 상황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 에드먼즈 닷컴의 제시 톱락 애널리스트는 7월 미국 자동차 시장이 전년 동기대비 3.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7월보다 하계휴가 일수가 이틀 더 많고 파업이 없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7월에는 4일간 부분파업이 있었다.
내수에서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기아차의 경우 '모닝'이 고유가로 인한 경차선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지만 현대차는 경차가 하나도 없어 투싼, 베라크루즈 등 RV 진영에서 이탈되는 고객을 흡수할 길이 없다.
또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아반떼HD, 쏘나타 트랜스폼, i30, 싼타페, 베라크루즈 등 신차를 집중적으로 쏟아낸 반면 올해는 제네시스 한 대에 그쳐 신차 효과를 거의 누리지 못했다. 노조의 부분 파업이 빈번해 쏘나타 트랜스폼을 포함한 미출고 차가 3만대에 이른 것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유가 영향으로 경차 진영에 고객을 많이 뺏긴 게 점유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노조 파업도 한 원인으로 분석되는 만큼 노조와 원만한 협상을 통해 점유율 회복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