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원구성 협상 실패…靑 반대로 무산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김지민 기자 2008.07.3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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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장관 인사청문특위 방안에 청와대 "수용불가"

▲"시작할 땐 웃었는데..."=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김정권 한나라당 원내대변인(가운데),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오른쪽)▲"시작할 땐 웃었는데..."=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김정권 한나라당 원내대변인(가운데),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오른쪽)


타결이 확실시됐던 여야의 18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 구성을 위해 31일 오후 4시부터 4시간여 토론을 벌였지만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이 문제가 돼 타결에 실패했다.

양당에 따르면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인의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위해 3개의 인사청문특위를 구성하고 8월1일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에서 특위 구성의 건을 의결한다'는 합의문을 작성했다. 또 법제사법위원장을 민주당이 맡고 한나라당은 기획재정위원장을 맡는 등의 상임위원장 배분안에도 동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막판 조율을 위해 한나라당의 연락을 받은 청와대가 인사청문특위 방안을 거부했고 양당은 이에 따라 다른 합의안까지 모두 결렬을 선언했다. 청와대는 특위를 통한 청문회 개최를 수용하지 않는 대신 다음달 5일까지 청문 경과보고를 송부해달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을 만나 "청와대 관계자가 법에 없는 것(인사청문특위)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해서 그것을 갖고 (민주당과) 조율하다가 타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정식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국회가 서둘러 원구성에 합의하고 인사청문특위를 구성키로 합의했으나 최종적으로 청와대의 인사청문특위 거부로 협상이 결렬됐다"며 "오늘 논의된 협상은 백지화됐다"고 선언했다.

거의 완성됐던 합의안이 '청와대'라는 변수로 무산되자 양당은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홍 원내대표는 협상 결렬 뒤 말을 아끼며 "뜻밖의 암초를 만나 협상이 결렬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청와대가 이렇게 경직돼 있고 한나라당이 이렇게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지…"(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라고 불만을 표시했지만 청와대를 강하게 비난하는 것은 극도로 자제하는 모습이다.


이후 전망은 안갯속이다. 당분간 원 구성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양당 모두 여론의 추이를 관찰하며 협상 재개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방침도 변수다.

앞서 양당은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기존 상임위 중 과학기술정보통신위를 없애고 교육위를 교육과학기술위로 바꾸는 등의 상임위 개편안을 마련했다. 예산결산특위와 윤리특위를 합쳐 19개였던 상임위를 18개로 줄이고 이 가운데 12곳의 상임위원장을 한나라당이, 6곳을 민주당이 각각 맡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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