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부족한 두산,'사업부+자산매각'으로 만회

더벨 박준식 기자 2008.07.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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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및 주류사업 매각 관측..사옥 및 SOC지분 유동화 "현실성 부족"

이 기사는 07월14일(17:3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두산 (164,900원 ▲1,600 +0.98%)그룹이 (주)두산의 의류사업 부문 매각을 시도하면서 대우조선해양 인수자금 마련과 사업 구조조정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두산이 계획한 인수금융 조달은 현 수준에서는 금융권 차입과 자산매각 등 둘로 나뉜다. 현금성 자산이 포스코와 GS그룹 등 경쟁자들에 비해 현저히 뒤지기 때문에 재원마련을 다각도로 모색하는 중이다.

금융권 차입은 하나은행과 비공식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구체화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 농협 등 1금융권의 주요 4인방이 배타적 투자각서(LOC) 체결에 난색을 표하자 차순위를 택한 것. 그러나 하나은행의 원화 유동성은 1그룹에 비해 아무래도 부족하고 이마저도 배타적 계약이 아니란 점에서 계량요소 평가를 대비한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두산은 대신 매수자문사인 모건스탠리, 하나IB증권 등과 함께 재무적투자자(FI)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공제회와 연기금 등 주요 투자자들도 지난해 밥캣을 인수하며 여력을 소진한 두산에 확실한 지원을 약속하지 않고 있다.

현금 부족한 두산,'사업부+자산매각'으로 만회


두산은 외부 파이낸싱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그룹 내 전략부서의 최고책임자인 이상하 전무가 언론에 직접 나서 자금마련 대안을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산이 계획한 자체적인 자금조달은 △보유 유가증권 처분과 △사옥 매각, △사회간접자본(SOC) 지분 처분, △사업부문 매각 등이다.

(주)두산이 가지고 있는 국내외 투자유가증권의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8812억 원 수준. 그룹 본사 사옥인 동대문 두산타워의 경우 장부가는 1472억 원이지만 시가는 5000억 원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이 가진 SOC 지분도 신분당선과 경기고속도로, 부산신항만 등 장부가액은 8500억 원에 이른다. 문제는 최근 경기가 침체현상을 보이고 있어 1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 자산 유동화 계획은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다.

두산이 국내 자산 유동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해외에 가진 법인들을 정리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회사 측은 최근 두산인프라코어의 남아공법인을 현지기업인 인빅타(INVICTA) 그룹에 매각했다. 지난해 인수한 밥캣이 재무적인 어려움을 가중시키자 사업영역이 중복되는 부문을 구조조정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여기에 (주)두산의 의류사업 부문을 시장에 내놓은 데 이어 '처음처럼'이라는 소주로 유명한 주류사업마저 매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두산은 주류사업은 매각대상이 아니란 입장이지만 현재 원매자가 많지 않은 의류사업보다는 브랜드 가치가 충분해 현실성 높은 대안으로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대우조선 인수전이 자체 자금을 일정수준으로 투입하지 않고 재무적투자자(FI)나 외부차입에 의존하는 광의의 차입인수(LBO) 방식으로는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분석한다.

두산은 자구노력을 현실화하는데 전력을 다할 전망이지만 (주)두산과 두산중공업이 가지고 있는 자사주의 유동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자사주 매각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주주가치 침해 우려까지 터져 나왔기 때문. 두산의 최고경영진은 내부관리부서의 책임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이 여러 장애를 극복할 대안으로 기존 사업부 정리와 자산 분할매각(Spin-off)을 택했다"며 "문제는 내놓은 매물들의 시장가치와 두산의 기대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두산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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