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기관 '삼성전자 놓고 대격돌'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08.07.1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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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의 무리한 차익거래 의혹 속 치열한 신경전...승자는?

외국인과 기관이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를 놓고 격돌하고 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는 외인의 순매도 1위를, 기관의 순매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외인과 기관이 '황제주' 삼성전자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는 양상이다.



양측의 접전은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외인들은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 등에 부정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UBS증권에서 '파격적인' 매도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외인들이 삼성전자를 '차익거래'의 주 타깃으로 삼았다는 분석이 강력 제기된 상태다. 인위적으로 주가를 대폭 끌어내린 뒤 대규모 차익실현을 노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기관은 저가 매수 차원에서 삼성전자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5월 15일 76만4000원을 기록한 뒤 꾸준히 떨어져 60만원대 아래로 내려앉은 상태다.



외인은 이달 들어 9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총 478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같은 기간 4260억원을 순매수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 방어전의 선봉장을 맡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미래에셋증권을 창구로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수 규모는 20만주를 넘어섰다. 굿모닝신한·우리투자·대우 증권 등이 순매수 상위 채널이었다. 반면 맥쿼리 CS UBS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를 창구로 순매도세가 쏟아져 나왔다.

10일에도 미래에셋·굿모닝신한·대우 증권 등에서 순매수세가 유입됐으나, JP모간 씨티 CS 골드만삭스 등에서 기관의 매수세를 압도하는 매도세가 흘러나오며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내렸다. 다만, 매도 보고서를 내놓고 시장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했던 UBS증권에선 이날 창구순매수세가 유입돼 눈길을 끌었다.


과연 양측의 대결은 어떻게 진행될까. 전문가들은 '단기 외인 우세'를 점치고 있다. △기관들의 추가 매수 여력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 등을 놓고 볼 때 주가하락 압력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단기낙폭이 크다는 점에서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가질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기관들이 삼성전자를 추가로 매수하기 위해서는 펀드 플로우 등이 좋아져야 하는데, 현재 추가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기관이 얼마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송 애널리스트는 실적 전망과 관련해 "2분기는 물론 하반기에 삼성전자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LCD 가격 하락, 휴대폰 경쟁 심화, 낸드플래시 수요의 이상조짐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는 가운데 정부에서 환율하락에 적극 나서 최대 악재를 만났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 전망과 관련해 '눈높이를 낮춰야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외인과 기관의 힘겨루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을 모은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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