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9일. 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이 신차 '올 뉴 몬데오'를 소개할 때 했던 말이다. 포드는 미국 브랜드다. 미국 차에 대한 선입견이 이 차를 판단하는 데 장애가 될까 우려해서 한 말이다.
정 사장의 말처럼 올 뉴 몬데오는 유럽 세단과 경쟁하기 위해 개발됐다. 디자인은 마틴 스미스가 이끄는 영국 디자이너들이 동원되고 기술은 순수 독일 엔지니어들의 손을 빌었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는 심정으로 차 키를 받았다. 정면을 봤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가늘다. 촘촘한 직사각형 무늬가 인상적이다. 범퍼의 중앙 하단부에도 라디에이터 그릴의 무늬가 이어진다. 스포츠 세단 분위기를 내기 위한 디자인인 것 같다.
디자인을 위한 것인지 편의를 위한 것인지 분간이 잘 가지 않는 것 하나는 창 개폐를 위한 조절장치다. 운전자 입장에서 왼팔을 받치기 위해 비스듬히 기울여 고안한 홈의 각을 타고 창 개폐 버튼이 달려 있다.
조작이 그리 편리하지 않다. 뒷좌석을 조절하는 아래쪽 버튼은 손잡이 바로 아래 있어 불편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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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걸었다. 디젤 엔진의 털털 거리는 느낌을 상당히 억제한 노력의 흔적이 역력하다. 소형 가솔린차보다 진동이 덜한 정도.
'이 차는 정말 유럽차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게 된 건 코너링에서였다. 핸들링이 우수하고 좌우 흐트러짐이 없다. 견고하고 단단한 섀시가 차를 지탱해주고 있다는 얘기다. 주로 독일 차들이 이런 점에서 강하다.
포드에 따르면 올 뉴 몬데오는 맥퍼슨 전륜 서스펜션과 신형 컨트롤 블레이드 멀티링크 후륜 서스펜션이 적용됐다. 무엇보다 하체 강성을 높였다. 공감이 간다.
동급 수입차 최초로 장착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daptive Cruise Control), 혼유 방지 이지 퓨얼 등 각종 첨단 기술이 적용된 것도 매력적이다.
다만 경쟁차종으로 지목된 파사트나 407SW보다 비교우위에 있으려면 네비게이션이 기본으로 장착됐어야 하지 않을까. 가격은 3850만원(부가세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