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폭락, 당국 초강력 개입(상보)

머니투데이 이윤정 기자 2008.07.0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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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9원 마감, 한때 900원대… 현물거래량 166억9200만弗

원/달러 환율이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의 대대적인 협공 작전으로 30원 가량 급락했다. 이번 주에만 약 45원이 폭락했다.

환율 상승 기대 심리를 뿌리 뽑겠다는 당국 의지를 시장에 제대로 확인시켜줬다. 시장에서는 이날 정부의 대규모 개입으로 투기적인 달러 매수 심리는 일단 꺾인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7.8원 폭락한 1004.90원으로 마감했다. 1000원대 마감은 지난 5월 2일 종가가 1009.60원을 기록한 이후 두 달 여 만이다.



이날 환율은 1026.5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으나 비교적 거래가 한산한 점심시간을 틈타 당국이 대규모 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하면서 급락했다. 한때 900원대로 내려가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달러 개입 규모가 20억 달러는 넘을 것으로 봤다. 개입 방식도 그동안 소수 은행들을 통해서만 이뤄진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다양한 창구를 통해 달러를 매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정부의 실개입과 함께 한은의 구두개입도 이어졌다.

안병찬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재정부와의 외환시장 안정 대책에서도 밝혔듯이 수급 사정이 양호한데도 불구하고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환율 상승 기대 심리는 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에 대한 조치를 단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율은 시장 자체적으로 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시장에 잘못된 인식으로부터 비롯된 환율 상승 기대 심리가 남아 있으면 환율이 안정될 때까지 강력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국제 원유가격에 이란의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소식까지 전해져 환율은 다시 1010원대를 회복했다. 저가 매수세를 노린 정유업체들의 결제수요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후 재정부가 나섰다. 최종구 국제금융국장은 "외환당국의 환율 안정 노력은 이 수준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일방적 기대 심리가 불식될 때까지 추가적 조치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정부의 전 방위적 개입으로 투기적인 달러 매수 심리는 꺼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국제 유가 등으로 수급상으로는 환율 상승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당분간 현 레벨이 유지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정부의 추가적인 달러 매도 개입이 계속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현물환이 무려 166억9200만달러가 거래됐다. 정부의 이번 실개입이 상당한 규모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시장평균환율(MAR)는 1014.70원으로 고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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