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어떻게 모시느냐"에 달렸다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8.07.0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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孝의 품앗이, 노인장기요양보험<3-1>

 이번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대해 '제5의 사회보험', '효의 품앗이'라는 찬사도 많지만 처음 시행되는 제도인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다른 나라의 시행착오를 되풀이 할 수도 있고,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벽에 부딪칠 수도 있다.

6월말 현재 예상보다 신청자가 다소 저조한 가운데 일부 시설 부족 등이 눈에 띄지만 정부는 예상보다 만족스러운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6월26일 현재 노인장기요양보험 신청자 수는 20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당초 예상인 25만명(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5%)보다 낮다.



"얼마나 어떻게 모시느냐"에 달렸다


홍보부족이라기보다 요양시설에 대한 편견과 집에서 부모님을 모셔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 때문이라는 게 정부 측 설명이지만 그게 바로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증거다.

앞으로 발생할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문제는 신청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데 있다. 신청자중에 보험혜택을 받게될 대상자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성공여부를 가름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가입자 모두에게 보험료를 강제로 징수하면서 보험혜택은 공단의 심사를 통해 일부 선택적으로 이뤄지는 점에서 많은 분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게다가 서비스의 질이나 보험료 누수도 골치 아픈 문제로 부각될 것이다.

맘 편하게 홍보부족이라는 말을 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신청자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청자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연말까지는 노인인구의 8%에 해당하는 40만명 정도가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대상자는 6월말까지 1~3등급으로 판정돼 통지를 받은 10만명이다. 신청에서 등급판정까지 한달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7월말에는 14만명, 연말에는 17만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신청자는 대부분 65세 이상(97.2%)이다. 특히 나이가 많은 75세 이상이 67%를 차지하는 점이 눈에 띈다. 신청자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1~3등급으로 판정받는 비율은 68%로 집계됐다.

가장 우려된 요양시설 등 인프라는 어느 정도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전국의 요양시설은 1271곳, 5만6140병상으로 충족률이 96.4%다. 전국적으로 약 2100병상이 부족하다. 서울은 충족률이 88.8%로 모두 2400병상이 모자라다.



"얼마나 어떻게 모시느냐"에 달렸다
인근 경기도 지역으로 가는 방법이 있지만 "꼭 집 근처의 시설에 가야겠다"는 불만이 없을 수 없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들을 대기자 명단에 올리고 시설이 빌 때까지 집에서 방문요양·간호 등의 서비스를 받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각 지역을 기준으로 6월말 현재 전국 232개 시군구 중 요양시설이 없는 시군구는 모두 11개다. 최소한 내년 초에는 서울시 중구를 제외한 모든 시군구에 시설이 설립된다.

집에 방문하는 재가서비스시설중 가사 등을 돕는 방문요양서비스시설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평균 7곳이 설치되고, 방문요양시설이 없는 시군구는 1곳도 없다. 오히려 광주같은 곳은 인구에 비해 시설이 너무 많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다만 일부 시군구의 경우 방문목욕과 방문간호를 제공하는 시설이 없어 불편이 우려된다. 다음달이 돼도 울산 중구 등 4개 지역은 방문목욕 시설이 없을 전망이다. 방문간호는 현재 설치중인 곳을 포함해도 전국 40개 시군구가 방문간호 시설을 못 갖췄다.

복지부 관계자는 "방문목욕 사업소가 없는 4곳은 모두 인근 지역에서 서비스가 가능한 거리"라며 "방문간호는 추이를 보면서 보건소를 활용하는 등의 대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거리를 이유로 서비스를 거부하면 이를 마땅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지적된다. 사각지대가 생긴다는 말이다. 정부는 이미 야간·휴일의 서비스 거부에 대비해 야간·휴일 수가를 20~30% 높여 놓은 상태다.



등급판정을 둘러싼 시비나 서비스의 질 관리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제대로 운영하는 시설에게는 현금보상이나 추가 수가 등으로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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