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도 주춤, 경상수지 6개월째 적자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2008.06.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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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증가율 둔화, 고유가가 경상수지 69억弗 악화

한국경제를 견인했던 수출마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침체기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경상수지 적자 폭이 4월에 비해 크게 축소되기는 했지만 내용 면에서는 걱정스런 면이 많다.

◇상품수지 흑자 주춤=그동안 우리 경제는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많은 타격을 받았지만 그나마 호조를 보인 수출이 버팀목이 돼 왔다. 그러나 이 버팀목마저 조금씩 부식돼 가고 있다.



지난달 수입은 29.8%라는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국제수지 기준) 증가율은 4월 29.1%에서 5월 22.5%로 둔화됐다. 이에 따라 상품수지 흑자는 4월 16억3230만 달러에서 지난달에는 6억1250만 달러로 뚝 떨어졌다.

다만 통관기준으로는 378억6230만 달러에서 393억8940만 달러로 늘었다. 한국은행은 통관기준 수출 증가세가 26.4%에서 26.9%로 높아졌음에도 국제수지 기준 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선박 인도의 시차조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금지급 규모가 큰 선박을 인도한 시점과 그 대금을 받은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계산상으로는 다소 어긋난 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가장 믿었던 수출이 한풀 꺾였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상수지 6개월째 적자= 경상수지는 6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올 들어 누적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71억 달러를 넘어섰다. 비록 5월 경상수지 적자 폭이 4월에 비해 크게 줄어들기는 했지만 정부가 예상한 올해 전체 적자규모를 웃돈 규모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경상수지 적자 규모를 70억~80억 달러로 예상했었다.

경상수지 적자 폭이 대폭 줄어든 것도 그 내용을 보면 그다지 달갑지 않다. 소득수지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기 때문인데 소득수지는 지난 4월 19억3200만 달러 적자에서 5월에는 4억5920만 달러 흑자로 전환됐다.

연초에 집중되는 외국인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완료됐기 때문이다. 물건을 팔아 이윤을 남겼다기 보다는 외국인들에게 줄 돈을 다 지급했기 때문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는 얘기다.


◇유가 상승으로 69억弗 '까먹어'=한은은 수출 증가율이 작년 12월과 1월 14%대에서 2월과 3월 18%대, 4,5월에는 26%대로 '계단식'으로 늘고 있어 수입증가율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이 감소했는데, 그것도 자동차 부품 수출을 포함하면 감소가 아니라 3.3%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료 및 연료 수출도 국제 유가 상승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그러면서 국제 유가 상승이 경상수지에 영향을 준 규모가 69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올 들어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71억 달러이니까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감안하며 경상수지는 균형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국제 유가 폭등만 아니면 '장사'를 잘 한 것이라는 강변인데, 경기하강 국면인 지금 상황에서 이 같은 설명이 국민들을 얼마나 설득시킬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양재룡 국제수지 팀장은 "석탄과 가스 가격도 국제 유가 상승에 비례해 높아졌다"며 "만일 국제 유가가 상승하지 않았다면 55억 달러 흑자도 가능했다"고 말했다. 양 팀장은 그러면서 환율 상승으로 수출이 얼마만큼 더 늘었는지는 따지기 힘들다고 밝혔다. 고환율 정책을 유지해 온 기획재정부를 겨냥한 말처럼 느껴진다.

양 팀장은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채산성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겠지만 현 단계에서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효과를 따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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