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vs 맞불, "내가 맞았다"

머니투데이 조홍래 기자 2008.06.2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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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정연주 사장이 나오지 않으면 쳐들어가겠다"며 차량에 가스통을 매단채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홍봉진 기자↑ 지난 13일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정연주 사장이 나오지 않으면 쳐들어가겠다"며 차량에 가스통을 매단채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홍봉진 기자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맞불집회를 벌이던 보수단체 회원들이 각각 상대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선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보수단체 회원간의 마찰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공영방송 지키기’ 1인 시위를 벌이던 박모씨(50)가 보수단체 회원들에게 각목으로 폭행당했다고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전했다. 또다른 남성 한 명도 보수단체 회원과 실랑이를 벌이다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광우병 대책회의는 24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평화롭게 1인 시위를 하고 있었음에도 보수단체는 힘없는 여성을 골라 집단폭력을 행사하는 반인권적이고 반여성적인 행위를 서슴없이 저질렀다”며 보수단체의 폭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보수단체 회원들도 촛불집회 참가자들로부터 집단폭행 당했다고 밝혔다. 조갑제닷컴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박찬성 북핵저지시민연대 대표는 이날 촛불집회 참가자들에 폭행을 당해 눈 부위를 다쳤다. 24일 오후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수술에 들어갔지만 담당의사는 “수술 후 2달 가량은 경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안구를 다쳐 정상 시력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의 부상은 보수단체 회원들이 천막농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조갑제닷컴에 따르면 23일 오후 9시경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천막을 치자 300여 명의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달려들어 천막을 부수고 욕설을 퍼부었다.



박 대표가 보수단체 대표임을 알아차린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약 30여 분간 박 대표에게 집단폭행를 가했다. 이어 그를 비어있던 경찰차로 끌고 가 1시간 넘게 폭행과 협박을 계속했다. 박 대표의 눈에서 피가 흐르자 가해자들은 달아났고 그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박 대표는 수술 직전 조갑제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폭행이 아니라 살인이었다”고 말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잇따른 촛불집회를 계획한 가운데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양측 사이에 더 큰 폭행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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