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게시판 "날 잡아가시오" 도배

머니투데이 조홍래 기자 2008.06.2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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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보수신문 광고중단운동 수사방침에 네티즌 '자수 행렬'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광고중단운동 수사방침에 항의하는 글들↑대검찰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광고중단운동 수사방침에 항의하는 글들


대검찰청이 지난 20일 일부 보수신문에 광고를 게재하는 기업을 상대로 인터넷에서 광고 중단 운동을 벌이는 데 대해 수사하겠다고 밝히자 네티즌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검찰청 홈페이지 ‘국민의 소리’ 게시판은 검찰의 수사 방침에 항의하는 글들로 지난 주말 몸살을 앓았다. 20일부터 23일 오전 9시까지 대검찰청 ‘국민의 소리’ 게시판에는 약 2000여 개의 항의글이 올라왔다. 특히 네티즌들은 “나를 잡아가라” “자수합니다”등의 글을 올리며 검찰의 수사방침을 비꼬고 있다.



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모씨는 “비리와 범죄로 얼룩진 높은 분들 앞에선 법의 정당한 잣대도 못들이대면서 소비자의 합법적 권리행사를 범죄로 치부하느냐”며 “검찰은 권력집단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다른 이모씨도 “소비자 자격으로 일부 신문에 광고비용을 내면 이용않겠다고 한 것이 큰 죄인줄 몰랐다”며 “죄가 크다면 잡아가라. 단 검찰도 언젠가는 죄값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네티즌들의 반응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3일 어청수 경찰청장이 촛불집회 주최자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인터넷 괴담을 유포시킨 네티즌을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네티즌들은 경찰청 홈페이지를 방문, “자수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항의했다.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일부 시위대가 연행과정에서 경찰버스에 자진해서 올라타던 모습도 연상된다. 지난달 28일 밤 경찰이 113명의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연행자들이 스스로 경찰버스에 올라 화제가 됐다. 당시 참가자들은 시위에 참가하기 전부터 평화적 시위를 알리기 위해 경찰에 저항하지 말고 자진해서 연행될 것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21일 논평을 내고 “인터넷 상에서 개인들이 불매운동과 광고중단을 촉구하는 글을 게시하거나 항의전화를 거는 정도는 어떠한 폭력성을 동반하지도 않는 것으로 처벌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며 “엄중 단속 등 대국민 협박을 거두고 국민의 의사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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