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3일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제약업체는 약가 인하정책으로 인한 내수시장 성장의 한계를 신약개발, 해외시장 진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극복해 냈다”며 “이를 통해 국내 제약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어떤 전략을 펴야 궁극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지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상황은 일본이 이미 겪었던 것이다. 1970년 이후 고령화가 상당기간 진행되는 기간 동안 일본 정부는 건강보험재정 만성 적자에 시달렸다. 이에 따라 1980년대 중반부터 일본 제약시장 내 약가규제 변수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198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일본 정부는 2년마다 약가인하를 시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 제약사들은 지금까지도 성장 축소와 마진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일본 제약사들은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재투자해 후속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확보해 갔다. 일부 제약사들은 해외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역확장에 성공했다. 대표적인 제약회사들이 다께다제약과 에자이제약 등이며, 이들은 현재 글로벌 제약시장 선두그룹에 속해 있다.
일본 제약사들의 적극적인 M&A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영역 확장을 통해 벌어들인 재원을 통해 일본 제약사들은 국내외 제약사에 대한 적극적인 M&A를 시도한다. 이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신약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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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들에 힘입어 약가인하라는 규제 변수로 시장대비 줄곧 할인거래되어왔던 일본 제약업종은 최근 몇 년간 시장 대비 20~30%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혜린 애널리스트는 “국내 일부 대형제약사들이 이제 해외시장 진출을 시작하는 만큼 막연한 기대감을 갖기는 이른 시점”이라며 “일본의 성공사례를 통해 국내 제약사가 중장기적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