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놓고 갈라선 대학생...서울대는 불참

머니투데이 조홍래 기자 2008.06.1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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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세종로사거리와 시청 앞 거리를 가득메운 촛불집회 참가자들 ⓒ이명근 기자↑지난 10일 세종로사거리와 시청 앞 거리를 가득메운 촛불집회 참가자들 ⓒ이명근 기자


촛불집회의 한 축을 이루던 대학생들이 향후 촛불집회 참가를 놓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많은 대학이 동맹휴업까지 결의하며 촛불집회에 참가하던 지금까지의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촛불집회의 정체성 문제를 놓고 갈라서는 모양새다.

일부 대학 총학생회는 20일부터 시작되는 '48시간 비상국민행동'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반면 일부는 시청 광장에 천막을 설치하며 적극적으로 집회에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여론의 추이를 지켜본 후 입장을 결정하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인 곳도 있었다.



촛불집회 불참을 선언한 대학들은 광우병 대책회의가 △의료 및 공기업 민영화 △물 사유화 △교육 △대운하 △공영 방송 사수 등 5개 의제를 촛불집회에서 다루기로 한 것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촛불집회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에서 사회 각 이슈로 확대되면서 정치적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전창렬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1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학생회 이름으로 활동하도록 학생들이 인준해 준 사안이 미국산 쇠고기 문제인 만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제시한 5대 쟁점에 대해 동참할 생각이 없다"며 주말에 있을 촛불집회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서울대 총학생회 관계자도 19일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쇠고기 문제 이외에는 학내에서 의견 수렴이 없었기 때문에 총학생회 차원의 의견을 말하는 것은 어렵다"며 "5대 의제를 다루는 이번 주말 집회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세대 총학생회도 이번 주말 집회 참가에 부정적이다. 최정우 연세대 총학생회 사무차장은 이날 "촛불집회에 총학생회 차원에서 참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것은 학생 개인의 자유의사"라며 "이번 주말 총학생회 지도부 회의를 갖고 촛불집회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전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일단 정부의 대책 발표에 대한 학우들의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정수환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일단 정부의 대책발표를 지켜보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20일 오전 중에 논의를 통해 집회 참가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촛불집회에서 5개 의제를 추가로 다루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심각하다면 촛불집회에서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에 대한 입장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은 아니지만 촛불집회가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와 경찰 폭력에 중점을 두고 중점을 두고 촛불집회에 참여해 온 만큼 정치적으로 변질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지난 10일 동맹휴업을 실시했던 성신여대 총학생회는 이번 주말 시청광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시민들을 상대로 선전전과 토론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진랑 성신여대 총학생회 사무국장은 "학생 사회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데 일부 총학생회가 불참을 선언했다고 해서 학생 사회가 다 그럴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일반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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