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찬반놓고 진보-보수 설전

머니투데이 조홍래 기자 2008.06.1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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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제2의 민주혁명"vs "반민주적 폭거"

촛불집회를 놓고 보수와 진보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논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둘 사이의 골은 점점 깊어만 가고 있다. 감정싸움으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불을 붙인 것은 보수 논객들이었다. 촛불집회가 잠시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자 보수 인사들은 일제히 들고 일어나며 촛불집회를 비판했다.



촛불집회를 공격하는데 가장 선봉에 선 것은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다. 조 전대표는 촛불집회가 본격화된 이후 자신의 홈페이지에 매일같이 비판 글을 올리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촛불집회에 청소년을 데리고 오는 것은 포르노 영화관에 데리고 간 것과 같다"고 말해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됐다.



17일에도 촛불집회에 대해 "방송과 대통령과 깽판 세력이 합세하여 민주란 이름으로 법치를 무너뜨린 반민주적 폭거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촛불 찬반놓고 진보-보수 설전


소설가 이문열씨도 촛불집회 비판에 동참했다. 이씨는 17일 “예전부터 의병이란 것이 국가가 외적의 침입에 직면했을 때 뿐만 아니라 내란에 처해 있을 때도 일어나는 것"이라며 "이제 (촛불집회에 대한) 사회적 반작용이 일어나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보수 논객들의 지원 사격에 힘을 얻은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도 촛불 집회를 비판하는데 직접 나섰다.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은 1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촛불집회가 천민 민주주의로 치닫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18일에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익명성의 뒤에 숨어 허위 정보를 생산하고 유포하는) 형편없는 수준의 네티즌들이 많다"며 "인터넷 촛불시위가 광우병 괴담을 통해서 번져나간 양상을 우리 국민들이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촛불 찬반놓고 진보-보수 설전
보수 인사들의 공세가 거세지자 진보 측도 가만있지 않았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촛불집회를 옹호하며 촛불 민심을 듣는 것만이 현 정국의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17일 '촛불과 진보정당의 과제'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2008년 타오르는 촛불은 시장독재에 맞서 국민의 생존권과 생명권을 되찾기 위한 제2의 민주혁명"이라며 촛불집회를 적극 옹호했다.

민주노동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이성을 잃고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선동정치를 조장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이문열과 주성영"이라며 "지금 당장 정신병원에 입원해 촛불을 한 10개만 켜 놓고 조속히 이성을 찾으라"고 비꼬았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18일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노인들이 벽에 X칠을 하는 것에 대해서까지 의견을 가질 필요가 있느냐"며 보수 논객들의 비판을 일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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