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 6월 모의수능서도 출제오류 인정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08.06.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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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6월 치러진 모의 수능 평가에서 출제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평가원은 2009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에 대해 문제와 정답 이의신청을 받아 심사한 결과, "수리영역 나형 28번 문제에 대해 원래 발표한 정답 ④번 외에 ①번도 정답으로 인정한다"고 17일 밝혔다.

논란이 된 문제는 자연수 n의 모든 양의 약수를 찾아 (-1)의 거듭제곱으로 만든 수들의 합을 구한 뒤 주어진 <보기>에서 옳은 것을 모두 고르도록 한 4점짜리 문항이다.



논란은 출제진이 <보기>에 제시된 문자 m에 대해 구체적 조건을 달지 않은 것에서 비롯됐다. 모의평가 이후 수험생들과 일부 학원 관계자들이 m에 대한 조건이 명시돼지 않았기 때문에 정답이 달라질 수 있다며 평가원에 이의신청을 했다.

평가원은 이를 검토한 결과 `문제 m에 제한을 두지 않았으므로 m의 값으로 모든 실수가 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당초 제시했던 ④번 외에 ①번도 정답이 된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평가원의 출제 오류 사례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수능에서도 물리 II 과목 문항의 복수정답을 인정하는 바람에 이미 채점까지 끝난 상황에서 천여명의 학생 등급이 바뀌는 등의 혼란을 야기했고 결국 평가원장이 사임하게 됐다.

이런 상황은 평가원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줄 뿐 아니라,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마음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김정애(47)씨는 “시험문제를 내는 기관이 이런 일을 계속 반복하는 것은 평가원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실제 수능에서 이런 사태가 또 안 생긴다는 보장이 어디있느냐”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평가시험에 대한 사전 검토시스템과 공신력을 담보할 수 있는 별도 기구 등을 마련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출제 시스템 재정비를 촉구했다.

온라인 교육업체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경기도교육청이 주관한 4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도 이와 유사한 정답 이의제기가 있었고 경기도교육청은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즉각 정답을 정정했다”며 “이에 반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명확한 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수정답으로 결론을 내려, 출제기관이 체면 훼손을 우려해 궁여지책을 내놓은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평가원은 “복수 정답이 발생한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문항의 완성도 제고를 위한 대책을 수립해 2009학년도 9월 모의평가 및 수능 출제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평가원은 78개 문항 중 수리 나형 28번을 제외한 77개 문항에 대해 모두 '문제 및 정답에 이상이 없음'으로 판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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