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15일(17:4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LS전선 (108,600원 0.00%)이 미국 수페리어에섹스 인수와 관련, 헤지펀드와 흡사하게 자기자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순수한 차입인수(LBO) 방식을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산업은행이 국내 신디케이티드 론(Syndicated Loan) 주관사를 맡아 공개매수에 필요한 미화 4억 달러를 책임졌다. 외화 신디케이션에는 산업은행과 국민은행, 하나은행이 각각 1억4000만 달러, 1억3000만 달러, 1억3000만 달러씩 참여할 예정이다.
LS전선은 약 1500억원 가량인 자체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만기 3년, 총 2000억원 안팎의 원화채 발행을 추진중이다. 현재 금리와 규모 등 발행조건을 확정한 단계로 회사채 발행이 성사될 경우 수페리어에섹스 인수와 관계한 LS전선의 자체 유보자금은 거의 한푼도 사용하지 않게 된다.
은행권 외에 국민연금도 인수금융에 참여했다. 국민연금은 약 1억7300만 달러를 재무적 투자자(FI) 형태로 US홀드의 특수목적회사(Merger SPC. 가칭 Cyprus Acquisition Corporation)에 투자할 계획이다. US홀드가 국내에서 조달한 7억4600만 달러를 더하면 공개매수 자금은 총 9억1900만 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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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이 이번 M&A를 위해 조달하는 인수금융은 국내에서 조달한 공개매수 자금 9억1900만 달러와 해외차입 3억5300만 달러를 포함, 약 12억7300만 달러에 달하는 셈이다.
LS전선이 자기자금을 거의 들이지 않고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하는 데 대해 업계에서는 재무부담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실제 신용평가사들은 LS전선의 영역확장 시도는 긍정적이지만 재무안정성 개선이 지연될 것을 우려, 신용등급 상향을 전면 보류키로 했다. 일부 증권사도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 이후 차입금이 자회사 주식매입과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운전자금 부담 증가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점을 지적했다.
시장의 우려와 함께 금융당국의 규제 움직임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최근들어 금융위원회는 과도한 차입인수를 통한 M&A를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당국의 제재대상은 재벌의 문어발 확장에 집중될 예상이지만 과도한 차입 역시 금융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영역에 포함될 소지가 농후하다.
금융계 관계자는 "당국은 어렵게 준비한 민간 M&A를 직접규제하기보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식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며 "규제 천명후 순수한 차입인수 첫 사례인 이 M&A를 당국이 어떻게 처리할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