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 무턱대고 쫓다간…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2008.06.1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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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사업 무산으로 주가급락, 피해자 속출

상장사들의 해외자원개발 진출이 늘고 있지만 관련사업이 무산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네트는 지난 13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항만 및 배후 에너지단지 개발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 대출) 사태로 외국계 투자자의 청약 포기 및 주가 급락 등에 따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철회 등으로 자금난을 겪은 게 사업중단의 빌미가 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사업을 공개 입찰방식으로 변경하면서 타 외국업체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실상 인네트가 이 사업에서 일방적으로 배제된 것. 이 발표로 인네트 주가는 하한가까지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인네트 주식이 급락하면서 인네트가 투자한 지이엔에프(옛 헬리아텍) 주가까지 덩달아 급락했다. 지이엔에프는 파푸아뉴기니에서 가스전 개발을 하는 외국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동광 개발 등을 추진하는 엔디코프는 최근 대주주가 바뀌면서 혼란을 겪고 있다. 사업 추진의 핵심이었던 김정대 회장이 채무변제를 못하고 지분을 지엔텍홀딩스를 통해 허태복씨측에 넘기면서 주가가 반토막 가까이 났다. 김 회장이 빠지면서 카자흐쪽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주가를 급락세로 몰았다.



이후 새 최대주주인 허씨측이 사업재개 의지를 밝히며 잠시 반등도 했지만 1000만달러가 넘는 사채원리금을 돌려달라는 소송까지 당하며 다시 주가가 밀렸다.

아르헨티나 석유광구 인수로 각광받던 코스모스피엘씨(옛 페트로홀딩스, 튜브픽쳐스)는 지난해 12월 자원개발업에서 철수했다. 회사 이름도 바꾸면서 석유사업과의 인연을 끊었다. 석유사업이 궤도에 올라가기 전까지 수익원으로 삼는다는 우리담배와의 관계도 끊었다. 해운업에 집중한다는 이유에서다. 자본잠식 등으로 관리종목에 편입돼 있는 코스모스피엘씨는 지난 2월 불성실 공시로 관리종목 지정사유까지 추가됐다.

다휘(옛 이스타비)도 지난해 야심차게 추진하던 에멀전 연료 및 석탄 사업을 포기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겼다. 쉬프트정보통신으로 주인이 바뀌면서 전 경영진에 대한 대규모 횡령혐의까지 밝혀졌고, 30대1 감자까지 당했다. 이 와중에 현재 주가는 지난해 2월 고점 대비 1/18 수준까지 떨어졌다.


에이치앤티는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규사광산 개발을 재료로 수십배 폭등했다 사업이 무산되며 주가가 수십분의 1토막이 났다. 이때 피해를 입은 소액주주들은 대주주를 상대로 16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까지 낸 상태다. 대주주인 정국교 의원은 이와 관련,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구속 수감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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