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유동성 9년래 최고, 인플레 부채질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2008.06.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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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M2 14.9%↑, 5월 더 증가한 듯

시중유동성의 팽창세가 무섭다. 지난 4월 통화량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5월에는 더 늘어난 것으로 예상돼 유가 및 물가 상승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유동성이 급팽창하면서 12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4월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은행 요구불예금과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등을 포함하는 광의통화(M2, 평균잔액 기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9% 증가하면서 지난 99년 6월(16.1%) 이후 8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초 14% 중반 대를 전망했던 한은의 예상을 뛰어 넘는 것으로 5월에는 이보다 더 높은 15%대를 기록할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2년 이상의 정기 예·적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Lf) 증가율도 3월 11.9%에서 4월 12.7%로 커지면서 지난 2003년 1월(13.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국채나 회사채를 포함한 광의유동성(L)도 14.6% 증가, 2002년 11월(14.7%) 이후 5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기업 및 가계에 대한 대출 증가세가 이어진 것이 시중 유동성을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지난 3월중 6조8792억 원이 증가했지만 4월에는 10조8638억 원으로 크게 늘었고 가계대출 역시 월중 증가액이 3월 2조3964억 원에서 4월에는 3조4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늘어난 시중자금은 유가 및 물가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공포로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은의 ‘5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수신 증가액은 9조3000억 원으로 전달(22조8000억 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정기예금 증가액은 4월보다 적은 2조9136억 원에 그친 반면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지는 수시입출식 예금은 4조2969억 원, MMF는 10조9195억 원이 증가했다.

그러면서도 증권사 고객예탁금은 4월과는 달리 9916억 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시중자금이 은행과 주식시장 사이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가계 및 기업대출은 5월에는 각각 2조7000억 원, 5조9000억 원 증가해 4월에 비해 증가폭이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 대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다 세출 확대 등으로 통화 공급이 늘어나 5월에도 시중 유동성 팽창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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