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M&A]두산의 이중성

더벨 전병남 기자 2008.06.1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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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ME 노조, 두산 인수 반대..."국내외 기업 차별적 구조조정 적용"

이 기사는 06월10일(15:2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1. 2000년 12월 두산은 재계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한국중공업 인수에 성공했다. 두산중공업으로 이름을 바꾼 이 회사는 7년 만에 건전성을 회복했지만 그동안 2000명이 넘는 직원이 일터를 떠나야 했다. 퇴직한 임직원들은 노조를 구성해 아직도 복직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 2. 2003년 10월 두산은 고려산업개발을 인수하면서 두산건설과 합병을 단행했다. 회사측은 합병 직후 고려산업의 레미콘, 알루미늄 등 중복 사업부를 매각했다. 해당사 직원들은 법정투쟁에 나섰지만 힘없는 이들의 목소리는 묻히고 말았다.

두산그룹이 과거 구조조정 전력 때문에 대우조선해양(DSME) 노조로부터 '부적격 인수자'로 지목받고 있다. M&A 경험이 많아 대우조선 인수후보 중 강자로 예상되던 두산에게 걸림돌이 생긴 셈이다.



이세종 대우조선 (32,750원 ▲1,150 +3.64%)해양 노조위원장은 "인수후보의 도덕성과 노사관계, 재무구조 등을 중심으로 인수부적격 기준을 만들고 있다"며 "최근 인수의지를 표명한 후보 중 두산그룹은 어떤 항목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특히 "두산의 이중성"을 비판하고 있다.

국내기업과 외국기업을 인수할 때 보이는 태도가 판이하게 다르다는 설명이다. 두산은 실제로 국내 M&A의 경우 앞의 사례처럼 대부분 인수 후 구조조정을 실시했지만 지난해 인수한 밥캣은 이사회 참여만으로 경영권 인수작업을 마무리했다.


국내 기업에 한해 공격적인 합병후 통합 작업은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다.

동명모트롤 사례가 대표적이다. 두산은 지난달 30일 열린 이 회사 주주총회에서 전 경영진 8명가운데 2대 주주로 있는 산업은행측 이사 1명만 남기고 모두 물러나게 했다. 동명모트롤 경영진도 밥캣처럼 세계최고 수준의 제품을 만들어냈지만 그보다는 두산측의 경영권 장악이 우선시됐다.



두산이 점령군 이미지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은 실제 후보평가에서 약점이 될 수 있다. 대우조선 매각측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후보평가에서) 비가격적인 요소는 중요한 만큼 최근 거래된 대형M&A와 비슷한 평가항목이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 대우건설 매각 과정에서 해당 임직원들은 후보 중 하나였던 두산을 인수 부적격기업으로 지목했다. 두산이 한국중공업과 고려산업개발, 대우종합기계 인수 후 보인 전력 때문이다. 결국 두산은 대우건설 인수에 실패했다. 2005년 '형제의 난'으로 분식회계 혐의가 드러나 그룹 회장이 불구속 기소된 것이 외형적인 감점요인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노조의 반감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대우조선 노조의 반대 역시 절대적인 기준은 될 수 없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구도가 예상되는 접전에서 팽팽한 균형을 무너뜨릴 요인이 되기에는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들어 대한통운과 하이마트 등 피인수기업 임직원을 배려해 기업인수에 성공하는 사례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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