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 브라운 "원자력발전은 비효율"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8.06.0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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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예방 등 필수비용요소 누락"

↑레스터 브라운 ⓒ환경재단↑레스터 브라운 ⓒ환경재단


레스터 브라운(사진) 미국 지구정책연구소장은 9일 "원자력 발전은 비용경제적인 발전 방식이 아니며 화력·신재생에너지원에 비해서도 비효율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환경재단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원자력 발전비용에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비용이나 사고방지 비용 등 필수적인 항목들이 빠져 있는데 이를 가지고 다른 발전 방식과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늘리고자 하는 대부분 국가들은 전력생산 권한을 소수 회사들이 독점하도록 하고 있고 원자력 발전사들도 마찬가지"라며 "만약 발전회사들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경쟁하도록 한다면 원자력 발전방식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브라운 소장은 "지금까지 미국이 원자력 발전에 투자한 금액이 600억 달러(61조7000억원)가 투자됐는데 이 금액이 풍력발전이나 태양광에는 투자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화력·원자력 발전 등 기존의 주류 발전방식들과 경쟁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출 때까지 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금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오염 등 환경적 비용들을 실제 비용에 산입하지 않는 현재의 경제구조에서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경쟁력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또 "기후변화 위기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전쟁상태와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보다 80% 줄이도록 비상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41년 일본의 '진주만 습격'으로 미국이 단 한 달만에 '신규 자동차 판매를 3년 중지하고 전 공장을 무기생산 체계로 가동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했던 것처럼, 전 세계가 살아남기 위한 조치를 즉시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전 세계가 에너지 사용 효율을 최대한 높이고 △벌채를 줄이는 동시에 산림을 조성하며 △재생가능 에너지 비율을 높이는 경제 구축 등 각 부문의 노력을 즉각, 동시에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01년 비영리 학제간 연구기관인 '지구정책연구소(EPI)'를 설립한 브라운 소장은 '세계 환경운동의 스승'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마흔이 되던 1974년에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환경연구기관 '월드워치 연구소'를 설립해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개념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는 이달 초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자신의 저서 '플랜B 3.0'을 홍보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가 만든 신조어인 '플랜B'는 인류가 지금까지 영위해온 경제활동 방식인 플랜A, 즉 '경제의 환경적 토대를 파괴하고 위험한 기후변화를 조장하는 계획'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플랜B 3.0'에서 그는 △재생가능 에너지원을 주요 동력으로 이용하는 경제 △다양한 교통체계를 가진 경제 △모든 것을 재활용·재사용하는 경제를 계획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날 기후변화센터·서울과학종합대학원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기후변화 리더십과정'에서 강연하고 10일 오세훈 서울시장, 안상수 인천시장을 면담한 후 11일 태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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