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은 5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로 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쇠고기 수입 재협상 수용'을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대사관 측에 전달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지난 3일 "미국산 쇠고기에 관한 과학적 사실을 한국민들이 더 배우기를 바란다"고 말해 '국민 모욕' 논란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월령 표시제, 30개월 이상 쇠고기에 대한 수입 금지, 30개월 미만 쇠고기에 대한 일본과 유럽연합 수준의 광우병 위험물질(SRM) 부위의 수입제한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한국 정부가 수입중단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만일 미국 정부가 재협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현재의 국민적 분노와 행동을 감안할 때 미국 정부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고조될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양국간의 경제교류와 무역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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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한국노총은 "미국 정부가 한국 국민들의 요구와 기대를 정확히 인식해 재협상에 적극 임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노총은 버시바우 대사에게 공개서한을 전달한 데 이어 900만 조합원을 지닌 미국 노총(AFS-CIO)에도 재협상을 위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한국노총은 공문에서 "지난 2006년 양국의 노동자가 한미 FTA로 인해 피해받지 않도록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연대하고 약속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미국 정부가 전면 재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노총 지도부를 비롯한 임원과 산별연맹 위원장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공개서한은 문진국 부위원장과 장대익 부위원장 등 2명만 미국 대사관에 들어가 직원에게 전달했으며, 이 과정에서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