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이 유모차를 끌고 나섰다
29일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 발표에 반발하는 대규모 촛불집회에 '유모차 부대'가 등장했다.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유모차를 몰고 나온 주부들 2~3명이 광화문 사거리 인근 동화면세점 앞에 모였다.
'유모차 부대'는 안전한 인도로 가두행진을 펼치다 저녁 7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집회가 시작되자 맞은편 대한문 앞에 자리잡았다. 저녁 8시30분 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이 도로점거 시위에 돌입했지만 이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있어 따라나서지 않았다.
아기를 안은 한 엄마는 "아이들에게 쓰레기 먹이기 싫어서 나왔다"고 잘라 말했다.
인터넷 생중계를 보고 나왔다는 이혜선(33)씨는 "아이들 걱정에 우유와 먹을 것을 사왔다"며 "아기와 함께 나온 이 엄마들에게 무슨 배후가 있다는 거냐"며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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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모차 부대'의 시위를 시작한 손지연(31)씨는 "아이들한테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나라에서 살게 할 수는 없다"며 "이 상황은 쇠고기 뿐만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지난 28일 새벽 신촌에서 강제진압을 당했다는 손씨는 "유모차라도 앞세워 경찰의 폭력적 진압을 막아보려는 것이다. 설마 저들이 아기들마저 짓밟겠느냐"고 말했다.
↑아이 돌보랴 집회하랴 바쁜 엄마들
이후 '유모차 부대'는 광화문 방면으로 향하다 경찰 저지선에 막히자 청계광장을 한 바퀴 돌고 밤 10시가 지나 해산했다.
한편 4만여명(경찰추산 2만여명)이 참여한 이날 촛불집회는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져 광화문 사거리에서 한때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4명이 연행됐으며 시위대는 30일 오전 3시가 넘어 자진 해산했다.
거리로 나선 '유모차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