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들이 시위대 행렬 앞에서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다 ⓒ최용민, 이명근 기자
이날 저녁 7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는 애초 '촛불대행진'을 계획하고 있어 충돌이 우려됐다. 이가운데 '예비역'들이 시민의 안전을 지키자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행사 시작 전부터 예비군 군복을 입고 모여든 40~50명의 참가자들은 인근 청계광장에 모여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한 예비군은 "인터넷 상에서 나오자는 의견을 보고 참가했다. 특정 모임에 소속된 사람들은 아니고 여기서 처음 본 사람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몸싸움 중에 경찰을 막아나선 예비군들 ⓒ최용민, 이명근 기자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 40대 남성은 "나도 예비군복 한번 찾아봐야겠다"고 했고 30대 회사원도 "예비군복을 버린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벌써 일부 네티즌들은 '예비군 팬클럽' 회원모집에 나섰다. 모집 포스터에는 "MT가 31일 게릴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닭장차를 잘 찍어 타시면 예비역 오빠들과 경찰서로 MT가는 행운이 있을 것"이라고 쓰여 있다.
한 예비군은 이날 오전 3시가 넘어 현장 상황이 일단락되자 "시위하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모였는데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며 "아직 인원이 부족한 만큼 '병력'을 더 모아야겠다"고 말했다. 그가 "오늘 MB가 예비군 훈련 소집 제대로 했다"고 덧붙이자 주위 시민들이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한편 29일 촛불집회는 시민 4만여명(경찰추산 2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저녁 8시30분쯤부터 가두시위에 들어갔다. 명동과 종로 일대를 돌던 시위대는 밤 10시쯤 광화문에서 경찰의 저지선에 막히자 왕복 10개 전 차선을 점거하고 연좌시위에 들어갔다. 거리행진 도중 주위를 지나던 시민들이 합세하는 등 시위대의 행렬은 점점 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