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대변신 "10년만에 최대 조직개편"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05.2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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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융복합화 맞춰 사업간 협력 강화..CEO가 협력업체 상생 직접 챙겨

최고경영자(CEO)를 12년만에 교체한데 이어 10년만에 최대 조직개편까지,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가 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12일 발표한 조직개편 내용은 1998년 지금의 총괄 체제가 출범한 이후 사실상 가장 큰 변화다. 지난 2004년 LCD 총괄이 반도체 총괄에서 분리돼 총괄이 하나 신설되는 개편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총괄간 사업 이동이 크게 일어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시너지 창출'이다. '고객의 요구 사항이 다양해지고 제품의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조직도 이에 가장 적합하게 변화시킨다'는게 삼성전자 조직개편의 골자다. 특히 제품의 융·복합화가 일어나면서 효율적이면서도 창조적으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사업간 협력이 절실해졌다는 점이 반영됐다.

완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드는 반도체나 LCD 총괄은 거의 조직 변화가 없었던 반면 영상 및 오디오 기기를 다루는 DM 총괄과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를 다루는 정보통신 총괄은 큰 변화가 이뤄진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생활가전사업부의 디지털미디어(DM) 총괄로의 이관, 컴퓨터시스템사업부의 정보통신총괄로 이관, 홈씨어터 및 DVD 플레이어, 블루레이 디스크 사업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로 이관은 모두 이같은 시너지 창출을 위해서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생산하는 생활가전사업부는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TV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DM 총괄의 능력을 활용해 세계 일류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컴퓨터시스템사업부의 정보통신 총괄 이동도 마찬가지다. 휴대폰이 컴퓨터화 되고 컴퓨터가 모바일화되는 등 융합화가 급속히 이뤄지면서 컴퓨팅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의 협력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TV와 홈씨어터, DVD 플레이어, 블루레이 디스크 등은 디자인 등에서 사실상 패키지 상품으로 묶이고 있는 추세다.


중복사업 정리도 이번 조직개편의 한 의미다. 정보통신총괄과 DM 총괄에서 각각 추진했던 셋톱박스사업을 정보통신총괄 산하의 네트워크 사업부로 일원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종합기술원을 기술총괄 산하로 이관시킨 것도 연구개발 과정에서의 중복이나 비효율성을 제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조직개편에서 또 한가지 눈에 띄는 부분은 '상생협력실'의 신설이다. 협력업체의 애로사항을 들어 개선하고 삼성전자의 경영 노하우 등을 이전하는 등 협력업체와 진정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직이라는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이윤우 부회장은 지난 20일 취임사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문하면서 한 축으로 협력업체와의 동반 발전을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상생협력실은 이 부회장 직속 조직으로 만들어져 본인이 스스로가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전반적으로 이번 조직개편은 이 부회장의 취임사에서 밝힌 스피드와 효율을 기반으로 창조경영을 현실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게 삼성전자 내외부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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