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역시 사회적 책무에 소홀"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08.05.19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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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생 15%가 특목고 출신...10명중 8명이 대도시 출신

고려대 안암캠퍼스 학생의 21%가 특목고 출신인 것으로 나타나 대학이 우수학생 뽑기에만 열을 올리고 사회적 책무에는 소홀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9일 고려대 학내 신문인 '고대신문'이 입학처와 보건소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고려대에 입학한 학부생 2만3119명 가운데 외국어고, 과학고, 국제고 등 특목고 출신자는 14.45%로 조사됐다.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전국 고교생 가운데 특목고생 비율이 4.2%인 점을 고려하면 고려대의 특목고생 비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히 세종캠퍼스를 빼고 안암캠퍼스로만 한정할 경우 특목고 출신 비율은 20.9%까지 올라가 5명 중 1명꼴로 특목고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출신이 38.64%로 가장 많았다. 인천, 경기까지 합친 수도권 출신 비율은 62.42%나 됐다. 이는 우리나라 20~25세 인구 중 수도권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49.6%, 2006년 11월 기준)보다 12%포인트 넘게 높은 수치다.

게다가 지방출신 학생 비율(37.58%)의 절반 가량(17.31%)이 부산, 대구, 광주 등 광역도시 출신이어서 10명중 8명이 대도시 출신 학생인 것으로 조사됐다.

성비는 남학생(61.63%)이 여학생보다 훨씬 많았고, 성별 평균체격은 남학생이 신장 173.4㎝에 몸무게 67.4㎏, 여학생이 신장 162.5㎝에 몸무게 53.8㎏ 등으로 조사됐다.


또 고려대 전임교원의 약 40%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벨트'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임교원 1290명의 거주지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곳은 강남구로 18.4%(238명)를 차지했으며, 서초구가 12.6%(162명)로 그 뒤를 이었다. 강남, 서초, 송파 지역에 사는 교수들의 총 수는 477명으로 전체의 39.45%를 차지했다.



전체 전임교원 1467명 가운데 고려대 출신자는 모두 902명으로 61.5%나 차지했다.

고대신문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유수의 대학들이 교수임용시 자교 출신 교수의 비율을 20~30%로 제한하는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라고 설명했다.

교수 성비는 남자 교수가 1309명(89.22%)으로 여자 교수(10.77%)를 크게 앞질렀고, 외국대학에서 학부를 마친 교원 109명 중 절반에 가까운 48명이 미국 학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잠재력 있는 학생들을 발굴해 공정하게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대학의 중요한 사회적 책무라고 보고 오는 10월까지 대학별 자체 정보 공시 및 전국 통합정보시스템을 개통, 학생 구성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공개토록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각 대학들은 2009학년도부터 신입생 중 저소득층 비율, 신입생의 출시고교 유형 및 특성, 전형방법에 따른 최종 학생충원 결과 등을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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