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에 AI까지, 소·닭이 MB정부 '발목'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05.0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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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에 AI까지, 소·닭이 MB정부 '발목'


이번에는 닭이다.

광우병 공포로 미국산쇠고기 수입 반대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조류인플루엔자(AI)가 서울까지 상륙하자 시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이번 AI는 지난달 1일 전북 김제에서 최초 발견돼 지금까지 무려 665만 마리를 살처분했지만 서울까지 번지는 등 전국으로 확산됐다.



◇광우병에 AI 공포까지 "뭘 먹으라는거냐"
지난 6일 서울 광진구청에서 인체에 전염될 수도 있는 고병원성 AI가 확인되고 인근 어린이대공원에서 조류 살처분에 나섰지만 이미 전날 어린이날에는 이곳에 50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뒤였다.

7일 광진구 보건소에는 불안에 떠는 시민들의 문의전화가 쏟아졌다. 보건소 관계자에 따르면 "대공원을 다녀오고 감기기운이 있는데 불안하다", "집에 병아리 키우고 있는데 죽여야 하나" 등 갖가지 내용의 상담이 빗발쳤다.



이날 한때 일부 언론이 "광진구에서 AI의심환자 5명이 발생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광진구 보건소 측에선 "단순히 전화상담자 중 일부 기록해 놓은 사람의 수일 뿐"이라며 전면부인했다.

그러나 불안감은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인터넷의 AI 관련 기사에는 현 정부를 성토하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도대체 뭘 먹으란 거냐", "조류독감에다 광우병까지 정신이 없다. 뭐가 더 급한거냐"에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물가는 계속 오르고 무슨 병은 이렇게 도느냐"까지 온갖 불만을 적었다.


◇온갖 조작설에 음모론, 국면전환용?
확인되지 않은 괴담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 6일 오전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자칭 광진구청 근무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아직 보도가 나오기 전인데 곧 '조류독감 서울확산'이란 속보가 뜰 것이다. 이는 단순 의심사례를 확대 부풀린 것으로 (광우병공포로부터) 국면전환용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실제 관련보도가 나오자 일부 네티즌들은 '음모론'을 제기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됐다. 농림수산식품부 동물방역팀 관계자는 "이번 광진구청 건이 처음에는 단순히 병성감정(AI의심이 아닌 어떤 질병인지 모를 때 의뢰하는 것)으로 들어온 것은 맞지만 검사해보니 H5바이러스가 맞았다"며 "우리는 과학적 결과에 따라 할 뿐"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측은 "(의혹관련) 글을 쓴 사람이 자진삭제 해서 자세한 사항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이명박 탄핵' 온라인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다음 아고라에 대한 '조작설', 롯데와 정부 사이에 롯데월드2 허가와 미국산쇠고기 판매를 교환했고 이에 롯데월드는 촛불문화제 못 나가게 하려고 자유이용권을 뿌린다는 '빅딜설' 등 셀 수 없는 유언비어들이 인터넷을 떠돈다.

↑지난 6일 청계광장 촛불문화제 ⓒ이명근 기자↑지난 6일 청계광장 촛불문화제 ⓒ이명근 기자
◇진땀 빼는 여권..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도 곤두박질 치고 있다. 지난 6일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조차 "5일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 후반대로 떨어졌다"고 밝힐 정도다.

광우병 파동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2일과 3일에 이어 6일에도 서울 청계광장과 여의도에선 1만 4000여명(경찰 추산)이 모여 '미국산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국민대책회의'는 오는 9일과 16일 등 잇따라 대규모 집회계획을 내놓았다.

7일 이 대통령은 "쇠고기 개방으로 국민건강에 위협을 가하는 일이 있다면 즉각 수입을 중지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닭, 오리는 끓여 먹으면 안전하다"고 해 들끓는 여론을 안심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일 고위 당정회의를 가지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7일 국회에서 열린 쇠고기협상 관련 청문회에서 대안제시에 나서는 한편 "광우병 파동의 배후에는 불순한 세력들이 있다"고 역공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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