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UN, 탈북자에 관심 가져달라"

뉴욕=송기용 기자 2008.04.1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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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본부 찾아 반기문 UN사무총장과 면담 가져

방미 이틀째인 이명박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만나 "한반도 핵과 인권문제,특히 탈북자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달라고"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반 총장은 "UN헌장이 규정한 자유와 인권을 탈북자들이 보장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뉴욕 UN 사무국에서 30여분간 진행된 이날 면담에서 반 총장은 "한국이 세계에서 11번째의 UN분담금을 내고 있는 국가인 만큼 더 많은 국제적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UN은 한국을 지켜주는 등 뗄 수 없는 관계로 UN창설일을 국경일로 삼았던 적도 있다"며 "물 부족 문제등 지구상의 중요 어젠다에 대해 UN이 주도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분단된 한반도에서의 핵과 인권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며 특히 탈북자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반 총장은 "북핵 문제에 대해 UN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6자회담의 순조로운 진행을 UN차원에서 돕겠다"고 했다. 또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는 UN고등판무관실과 논의해 UN헌장이 규정한 자유와 인권을 탈북자들이 보장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최근 북한의 도발적인 언동에 대해 한국의 새 정부가 인내심을 갖고 신중히 대응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북한도 새 정부의 철학을 이해하고 교류와 협력,대화를 통해 상호신뢰를 쌓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 총장은 이어 "최근 상황이 마치 남북관계가 직접대화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오해를 사고 있는 것 같다"며 "남북대화, 특히 정상 간의 논의가 조화롭게 이뤄지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반 총장이 7월 초 방한할 때 남북 대화 중재 문제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를 하기로 두 분이 약속했다"고 전했다.

반 총장은 "한국 출신이라는 점이 오히려 정치적으로 상당히 부담이 된다. 한국이 이른바 경제력에 맞는 기여가 좀 더 있을 것을 기대하는 시각 때문"이라며 "기후변화 문제와 UN평화유지 활동, ODA 원조 등에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이 유엔본부 38층에 위치한 사무총장 회의실 승강장 도착하자 승강장 앞에서 기다리던 반기문 총장이 영접해 나란히 회의실에 입장했다.

이 대통령과 반 총장은 유엔기와 태극기를 배경에 두고 악수하며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악수 직후 이 대통령은 방명록에 ‘세계평화 인류의 미래,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큰 역할을 기대합니다’라고 쓴 뒤 ‘대한민국 대통령 이명박’이라고 서명했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차장 등 유엔측 배석자들을 영어로 소개한 뒤 우리말로 직접 풀어서 소개했다. 반 총장은 한국말로 "개인적으로는 한국말을 쓰겠지만 양해해 주시면 영어로 하겠습니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그렇게 해야죠"라고 이해를 표시했다.



반 총장은 영어로 “오늘 내 조국 대통령이 유엔을 방문해 주셔서 개인적으로나 외교적으로 환영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며 “바쁘신 일정 속에서도 일찍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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