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153석 '찜찜한' 과반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4.10 02:22
글자크기

(종합)민주 81석 패배…선진·친박연대 선전, 무소속 돌풍

4.9 총선 결과 한나라당이 과반인 153석을 얻은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지난 1987년 개헌 이후 역대 최다 의석이지만 내심 목표로 삼았던 '절대 안정 의석(158석)'에는 못 미치는 결과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의 줄줄이 고배를 마신 반면, 박근혜 전 대표측의 약진은 두드러져 총선 후 집권당의 권력 구도는 한층 복잡하게 형성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에 이어 통합민주당이 81석을 얻어 제1야당이 됐고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가 각각 18석, 14석을 차지했다. 이밖에 민주노동당이 5석, 창조한국당이 3석, 무소속 25석으로 집계됐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전국 245개 선거구 중 모두 131곳에서 당선자를 냈다. 정당 득표율로 환산되는 비례대표의 경우 22석을 얻어 지역구와 합해 총 153석을 획득, 역대 최다 의석을 확보했다.



지난 17대 총선때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얻은 152석을 뛰어넘는 수준.

민주당은 지역구 66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했고 비례대표 15석을 얻어 모두 81석의 의석을 확보했다. 개헌 저지선(100석)에는 한참 못 미친 의석이다.

자유선진당의 경우 충청에서만 14석을 얻고 비례대표 4석을 확보, 총 18석을 기록했다. 교섭단체(20석) 구성에는 실패했지만 지역구에선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박연대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지역구에서 6석을 기록했으나 정당 지지율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이어 3위를 기록, 8석의 비례대표를 확보했다.

친박 무소속연대 등 무소속으로 출마한 당선자수는 역대 최다인 25석으로 집계됐다. 민주노동당은 3석, 창조한국당은 1석을 얻었다.

외형상은 집권여당의 '압승'이지만 한나라당은 실망의 기색이 역력하다. 과반은 가까스로 넘겼으나 절대 지상과제로 삼았던 안정 과반 달성에는 실패한 탓이다.

더욱이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의 대거 탈락한 것으로 나타나 한나라당은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던 이재오 의원은 서울 은평을에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에게 참패했다. 이방호 사무총장도 강기갑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경남 사천 지역을 내줬고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박형준(부산 수영) 의원마저 낙선했다.

측근들의 탈락은 '친이' 구심점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향후 국정 운영 과정에서 큰 짐이 될 전망이다.

당내 소수 계파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던 박 전 대표측의 약진도 주목할 만하다. 한나라당내 '친박' 인사 30여명이 금배지를 달았고 당밖에선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연대에서 20여명 이상의 당선자를 냈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친박 탈당 그룹이 대거 복당할 경우 박 전 대표측의 당권 투쟁이 탄력을 받게 됨은 물론 집권여당인 한나라당내 권력 투쟁 수위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나라당이 박 전 대표의 도움없이는 새 정부의 국정 운영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없다는 점에서 '친박'의 당내 입지가 다시 급격히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의 경우 총선 패배의 책임론이 급부상하는 가운데 당내 계파 갈등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7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의 조기 개최 요구가 불거져 당권 투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