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스턴스 직원들, 이력서 들고 월가 배회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04.0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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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 1차 임원인사 26명중 베어출신 5명뿐

베어스턴스의 직원들이 이력서를 들고 월가를 떠돌고 있다. 하지만 가뜩이나 고용이 위축된 미국 금융시장에서 이들이 새직장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JP모간체이스는 지난 4일 임원인사를 발표하고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부문의 임원 26명을 선임키로 했다. 지난달 16일 베어스턴스를 인수키로 한 뒤 처음 있는 인사발령이다.



그러나 26명 가운데 베어스턴스 출신은 단 5명에 불과했다. 로이터는 "영업 부문 임원은 이달 중순 쯤 발표될 예정이지만 베어스턴스 직원들은 그렇게 오래 기다릴 수 없다"고 전했다.

인수가 발표되자마자 베어스턴스 직원들은 새 일자리 찾기에 나섰다.



금융전문 채용컨설팅회사인 옵션그룹의 마이클 카프 대표는 "주당 2 달러 인수가 발표된 '일요일'부터 베어스턴스 직원들의 이력서를 받기 시작했다"며 "거의 모든 투자은행과 상업은행들이 베어스턴스 출신의 지원자들을 인터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전 세계 베어스턴스 직원들로부터 하루 10~15명의 이력서를 받고 있다.

JP모간은 IB와 트레이딩 부문의 2만6000명을 포함해 전 세계 18만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베어스턴스 직원은 총 1만4000명이다.


실직자는 양쪽 모두에서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베어스턴스 직원은 "JP모간과 베어서턴스의 IB 사업부문이 겹친다"며 "우리는 최악의 상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경쟁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베어스턴스 직원 뿐만 아니라 베어스턴스 합격이 취소된 경영대 졸업생들까지 입사지원서를 보낸다"며 "베어스턴스 직원 이력서는 주니어사원부터 중간급 직원들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용경색으로 얼어붙은 시장에서 이들이 갈 만한 곳은 별로 없다. 월가에선 최근 수개월간 수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채용컨설팅회사인 챌린저 그레이앤 크리스마스의 존 챌린저 대표는 "월가가 이제 많은 기회를 주지 않는 시기가 왔다"며 "최소한의 일부 뱅커들에게 아주 적은 옵션이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규모가 작은 IB와 부티크들이 헤지펀드 사모펀드를 운용할 인재를 선별적으로 물색할 뿐이다.

실직자 문제는 JP모간에도 부담이다. JP모간의 한 관계자는"두 회사에서 실직한 사람들이 새 직장을 찾도록 도와줄 계획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이 그들의 고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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