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야생마, 세단의 옷을 입다…'M35'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08.04.0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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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Life] '스포츠카의 힘+세단의 중후함' 절묘한 조화

질풍노도의 시기, 10대의 야생마 같은 혈기는 때론 위험하지만 그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되기도 한다.

뉴 인피니티 'M35'가 바로 이런 차다. G35의 거침없는 질주 본능을 순화시킨 M35라고 하지만 야성미 넘치는 혈통마저 잠재울 순 없었던 모양이다.

이런 느낌은 외관에서부터 전해진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전해주는 일본도(刀)의 날카로움이나 위로 치켜뜬 헤드램프의 눈매가 매섭기는 G35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시승기]야생마, 세단의 옷을 입다…'M35'


곡선형의 프런트 범퍼는 볼륨감이 풍부하다. 프런트 안개등과 사이드 부분의 크롬몰딩은 품격이 느껴지며 새로폭을 줄이고 곡선형으로 마무리된 리어 LED 램프는 세련미와 중후한 멋을 조화롭게 발산한다.

운전석에 앉았다. 다크로즈우드와 메탈트림이 전반적인 중후함과 역동성을 동시에 연출한다.



인피니티만이 갖고 있는 특성인 전투기 조정석 분위기는 여전하다. 스포츠형 세단에 역점을 둔 자동차 콘셉트답게 계기판이 인상적이다. 안쪽으로 깊이 들어간 실린더형 계기판 위로 진한 주황색 빛이 화려하고 역동적이다.

센터페시아는 일반적 세단의 직각 스타일 벽이 아니라 데스크 모양새다. 데스크를 중심으로 T자형 우드그레인은 고급스럽다.

기어노브로 내려오면 다시 한번 스포츠카로 돌변한다. 수동메뉴얼 트랜스미션 행태로 제작돼 이 차의 제작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중형세단의 장점을 그대로 살렸다. 골프 캐디백이 최대 6개까지 들어갈만한 공간이다. 그리고 안쪽 깊은 곳에 작은 박스가 있는 데 스키를 넣을 수 있다.

[시승기]야생마, 세단의 옷을 입다…'M35'
스타트 버튼을 눌렀다. 묵직한 엔진음이 낮게 깔린다. 사냥감을 앞에 두고 숨죽인 야수가 이런 상태일까.



정지상태에서 강하게 엑셀 페달을 밟았다. 두꺼운 엔진 소리와 함께 땅을 짓누르고 내달리는 느낌이 후륜구동의 파워가 그대로 전해진다.

14년 연속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됐다는 VQ엔진의 명성은 헛된 게 아니었다. 최대 출력 280마력, 최대 토크 37kg.m으로 동급 최고의 파워를 자랑한다.

정지상태에서 100m까지 가는 시간을 측정하는 제로백을 인피니티는 원칙상 공개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어지간한 스포츠카 못지 않을만큼의 순간에너지가 느껴진다.



코너링도 좋은 편이다. 아쉽게도 앞바퀴를 조향할 때 뒷바퀴를 함께 움직여주는 리어 액티브 스티어(RAS) 시스템이 M45와 달리 M35에는 없지만 차체 제어력은 흠잡을 데 없다.

다만 제작의도가 스포츠형 세단에 너무 집중되다보니 광폭 타이어를 장착할 수밖에 없어 노면이 안좋을 때 시속 130km를 넘기면 차는 좌우로 흔들림이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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