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명근 기자
삼성 측 이완수 변호인과 함께 오후 3시께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홍 관장은 "행복한 눈물 의혹이 많은데 산 것이냐, 빌린 것이냐", "삼성생명 차명주식 배당금으로 (미술품을)구입한 사실을 알았느냐", "고가 미술품 구입의 자금 출처는 어디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성실하게 조사를 받겠느냐"는 질문에만 "네, 성실히 응하겠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한 뒤 곧바로 8층 조사실로 올라갔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인 홍 관장은 지난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삼성 비자금을 이용해 수백억원대의 고가 해외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수사기관에 나와 조사를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팀은 미술품 의혹 수사와 관련, 지난 2월18일 홍 관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소환 시기를 조율해 왔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홍 관장을 대신해 해외 미술품 경매에서 고가 작품들을 대리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은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와 삼성가 안주인들의 미술품 구입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국제갤러리의 이현숙 대표 등 미술품 의혹 관련자들을 잇달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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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홍 관장에게 고가 미술품 구입 경위와 자금 출처 등을 추궁, 비자금으로 미술품을 구입했는지의 여부를 밝혀 낼 방침이다.
아울러 특검팀은 홍 관장을 상대로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삼성이 대선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구입한 채권 중 일부(7억여원)가 삼성가 미술품 구입에 사용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처럼 삼성 비자금의 주요 용처로 지목된 고가 해외미술품의 실제 구매자로 알려진 홍 관장이 특검팀에 전격 소환되면서 특검팀의 비자금 수사가 급물살을 탈 지, 홍 관장에 대한 사법처리가 이뤄질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홍 관장에 대한 조사를 마지막으로 삼성가 미술품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 할 것"이라며 "미술품 구입 경위와 자금 출처를 조사해 비자금의 용처를 규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미술품 의혹 수사와 함께 이날 오후 2시께 전용배 삼성전략기획실 상무 등을 재소환해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승계 의혹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또 특검팀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이날 삼성 전·현직 임직원 명의로 된 차명의심계좌 대한 특별검사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특검팀은 이 회장에게 소환 통보를 하고 소환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한편 이날 특검사무실 앞에는 '삼성특검반대범국민연대' 회원 30여명이 나와 특검 수사 마무리를 촉구하는 집회를 가진 반면, 삼성SDI 해고노동자와 진보신당 관계자 등 30여명은 엄정한 수사를 요구해 대조를 이뤘다.
경찰은 특검사무실 주변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20여명의 경력을 배치했으나 다행히 별다른 사고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