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정부 충돌에 회사채시장 '꽃샘추위(?)

더벨 황은재 기자 2008.03.3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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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Preview]위험확대.."안전한 국고채로 갈아타자"

이 기사는 03월30일(16:4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수장들간의 '기싸움'으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 붙었다. 회사채 거래는 뚝 끊겼고, 회사채 대신 국고채 중심으로 투자 방향이 바뀌면서 신용스프레드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BBB급 회사채는 높은 가산금리를 줘도 발행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31일 한국증권업협회 등이 집계한 이번주 회사채 발행 예정액은 원화채권 3650억원과 KT의 달러표시 채권 1억6000만달러이다. 지난달 매주 1조원 이상 발행되던 것에 비하면 '급감'이다.



지난주 A- 등급 이상 채권이 발행되던 것과 달리 이번주에는 BBB급 회사채가 포함돼 있다. 코오롱이 31일 200억원, 같은날 아주산업이 450억원, 다음달 1일 성신양회가 300억원을 발행한다. 자금 용도는 만기도래분에 대한 차환, CP상환 목적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BBB+의 가산금리가 130~170bp로 상승했고, 고정금리 발행의 경우 7.40%(성신양회)에 달하고 있다.

한채평 윤순환 연구원은 "BBB급 회사채는 높은 가산금리 적용에도, 신용위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피로 발행이 어려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국채권평가ⓒ한국채권평가


이번주 1000억원 이상 발행도 대한전선과 SK케미칼로 CP 상환 목적이 주를 이루고 있다. 대한전선은 전액, SK케미칼은 950원이 CP 상환에 사용된다.


한편 4월 금통위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통화당국과 재정부간의 충돌이 재연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지난주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와 기획재정부 강만수 장관이 정면 충돌하면서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 총재는 지난 25일 한 조찬 강연회에서 "한은이 물가 안정 외에 다른 경제 상황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지만 한은의 최고 목표가 물가 안정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도 중요하지만 한은의 최대 과제가 물가 안정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강만수 장관은 다음날인 26일 한 언론사가 주최한 강연에서 전날 이 총재의 발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직접적으로 표출했다.

강 장관은 "금리정책은 중앙은행 소관이지만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차가 2.75%포인트까지 벌어졌는데 뭐든지 과유 불급"이라고 말해 한은에 금리인하를 요구했다. 환율에 대해서는 "2002~2007년 원화는 40.3% 절상됐지만 일본은 16.2%, 중국은 13.3% 절상됐다"며 환율이 올라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밝혔다.

경제 정책의 양대축인 한은과 재정부 수장간의 '기싸움'은 채권시장에 혼란을 가중시켰고 이 총재와 강 장관의 발언에 따라 금리는 출렁였다. 투자자들은 양대 수장의 오럴 리스크(Oral Risk)가 확대됨에 따라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나타냈다.



유동성이 높은 국고채 지표물을 선호하고 유동성이 낮은 회사채에 대해서는 투자를 유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다 지난주 일부 회사채가 민간채권평가사들이 평가한 금리보다 10~15bp 높은 수준에서 환매성 급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분기말 요인까지 가세해 회사채 투자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3월31일]



아주산업이 부동산 구입자금와 은행차입금 상환, 베트남 투자사업에 사용할 자금 마련을 위해 450억원의 채권을 발행한다. 141억원은 지난해 10월, 용산한강로 의림빌딩 매입 관련 잔금 지급용이다. 또 150억원은 국민은행 사모사채 100억원과 하나은행에서 차입한 50억원을 상환하는 데 사용한다.

한편 아주산업은 현재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파일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총 소요 자금은 159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조달된 자금은 4월부터 10월까지 순차적으로 집행된다. 주관사는 메리츠증권이며 발행금리는 국고채 3년물 금리에 1.70%포인트를 가산했다.

KT는 2년만기 5000만달러와 3년만기 1억1000만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다. 다음달 30일 만기도래하는 158회 2200억원의 대한 차환용이다. 우리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이 공동주관사이다. 발행금리는 2년물이 리보(LIBOR) 3개월물에 가산금리 1.50%포인트, 3년물이 1.60%포인트를 더했다.



코오롱이 기업어음(CP) 상환을 위해 200억원의 채권을 발행한다. 주관사는 신흥증권.

대한전선은 다음달 2일과 14일 만기도래하는 CP를 상환하기 위해 1300억원의 채권을 3년만기로 발행한다.

[4월1일]



성신양회다음달 1일 만기도래하는 300억원의 채권을 차환하기 위해 2년만기로 채권을 발행한다. 규모는 같고, 한국산업은행과 KB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와 주관사를 맡았다.

[4월2일]

SK케미칼은 총 1200억원을 조달해 950억원은 CP 상환에, 나머지 자금은 이수유비케어 주식 인수 대금 지급에 사용한다. 인수대금 납입시기는 4월 중순 이후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기업결합심사 일정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일정에 따라서 변동 가능성이 있다. SK케미칼이 취득한 주식수는 구주 1100만주, 제3자배정 671만4411주이다. 취득금액은 413억9883만770원이다.



[4월4일]

CJ CGV는 전액 CP 상환용이다. 동부증권이 주관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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