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남성은 냄비, 여성은 무쇠솥?

윤율로 연합비뇨기과 원장 2008.04.0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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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율로의 재미있는 性이야기

몇 년 전 네팔에 다녀올 기회가 있었는데 네팔여성의 사회에서나 가정에서의 위치는 조선시대 때와 비슷한 상태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마땅한 사회보장제도도 없고, 진료혜택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수도 카트만두에서 자동차로 몇 시간 만 들어가도 의사를 보기조차 힘들다. 일부 여성들은 월경 만해도 부정탄다 해서 골방에서 끝날 때까지 수건 한 장으로 버틴다니, 생각해보기도 힘들다.



분만은 산파가 도맡아 도와주고 새벽에 분만하러 왔다가 딸을 낳았다고 울면서 아이를 안고 돌아가는 모습은 정말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길거리에서는 남자들이 게임을 하거나 차를 마시며 소일하고 있는 동안, 여성들은 무거운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나르거나 나무를 하러 높은 나무에 올라가 가지를 치고 있는 모습이란!

결혼할 때 처가에 소나 염소 같은 가축을 주고 데려오고, 싫어지면 헌신짝처럼 버리는 현실은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요즈음 동남아 여성들이 우리나라에 팔려오다시피 하여 언어와 낯선 인간관계 속에서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가히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선진국이라 해서 모든 여성들의 지위가 같지는 않다. 하지만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지위는 그래도 많이 향상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오히려 여성상위시대를 구가하려는 노력가운데 빚어지는 갈등까지 엿볼 수 있으니 말이다.

외래에서 남편을 데리고 와서 치료를 상담하는 여성들이 늘어가고 있는 현실은 어떤 측면으로는 매우 바람직하다고도 할 수 있다. 치료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많은 여성들이 성기능장애를 치료하려고 비뇨기과에 내원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적극적이지 못 하기도하지만 비뇨기과는 남성들이 가고 산부인과는 여성들이 가는 곳이라는 생각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즘 먹고 사는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된 탓인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 특히 성생활의 문제를 상담해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여성성기능장애의 경우는 적극적이지 않더라고 성행위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적극성이 없이는 치료가 힘들다. 남성의 경우는 약해지면 공격을 감행할 수 없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이 병원을 찾아올 수밖에 없다. 부부간의 성행위란 서로의 애정을 유지하고 삐걱거리는 삶에 부드러움을 선사하는 윤활유와도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여성과 남성의 성에대한 생리는 너무 달라서 잘 이해하지 못하면 서로를 만족시키기 힘들며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은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한마디로 남성이 냄비라면 여성은 무쇠 솥으로 비유될 수 있다.

냄비는 빨리 끓고 빨리 식지만 무쇠 솥은 시간이 걸리며 한번 데워지면 훨씬 더 뜨겁고 오래가며 늦게 식는다. 대부분의 경우 성행위는 남성이 의욕을 가지고 무기를 이미 장착하고 시작하지만 여성은 준비하고 문을 여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억지로 진입하는 것은 인정하든 안 하든 폭력일 수밖에 없다.

많은 남성들이 기다릴 여유도 없고 능력도 없을 수 있다. 여유 없이 서두르는 것은 남성호르몬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기다릴 능력이 없는 것은 짧은 시간에 혼자서 폭발해버리기 때문일 것이다. 상대를 배려하고 하나의 성적대상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기다리면서 자신의 감각조절에도 인내와 수련을 경주하여야 할 것이다.

지난 칼럼에 이야기했던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보고 그래도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해보자. '대충하고 살지 뭐'라고 지나친다면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물도 끓기 전에 대충 요리해서 설고 맛없는 요리를 먹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다음시간에는 여성성기능 장애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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