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은 산업은행의 갑작스런 행보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다음달초 현대건설 매각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산은 민영화가 의외의 잡음을 내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날 자회사인 대우조선 매각을 위한 주간사 선정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매각주간사 선정을 위한 제안서(RFP)도 발송했다. 대우조선은 2001년 기업개선작업 졸업 후 경영 정상화가 이뤄졌다. 산은은 2003년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을 통해 주식 일부를 매각한 뒤 영업상황 부진 및 낮은 주가 등으로 그간 매각을 보류해왔다.
김영기 산은 이사는 "매각주간사를 선정해 공개경쟁 입찰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순탄하게 절차가 진행되면 오는 8월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의 방위산업부문을 분리매각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산은은 추후 매각주간사와 협의를 거쳐 입찰공고 때 분리매각 및 외국기업의 입찰 참여 허용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 (375,000원 ▼500 -0.13%), GS (44,800원 ▲400 +0.90%)홀딩스, 두산그룹,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 STX (5,320원 ▲20 +0.38%)그룹, 동국제강 (8,000원 ▲50 +0.63%) 등을 인수후보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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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대건설 (30,950원 ▼200 -0.64%)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0원 %)이 현대건설 매각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며 산은 결정에 반발하고 있어 대우조선 매각은 난항이 예상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구사주 문제에 대해 외부 매각주간사를 선정해 산은에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은이 합리성이 결여된 주장만 되풀이하며 대우조선해양 매각작업 착수를 밝혔다"고 비판했다. 이어 "4월초 주주협의회를 열고 현대건설 매각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조선과 현대건설이 시장에서 동시에 매각되기는 쉽지 않다. 예상 매각가격이 각각 6조원 이상인 초대형 매물이다. 인수여력이 있는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 흥행이 분산될 위험도 있다.
9개 금융사로 구성된 현대건설 채권단의 의사결정은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외환·산업·우리은행의 합의로 이뤄진다. 산업은행의 동의가 없으면 매각계획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